'미지의 영역'으로 국내 조사 없어
고령·질환자·가족력 반응 가능성


신유섭(고화질)
신유섭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농림수산식품부의 조사결과 지난해 국내 식용 곤충산업의 시장규모가 3천억원 이르렀다고 한다. 해마다 꾸준히 상승해 오는 2020년에는 그 규모가 5천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생소하기만 한 곤충산업이 계속 성장하는 것은 미래의 먹거리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그 대안으로 식용곤충이 떠 오른 까닭이다. 그런데 이 곤충음식, 누구나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

곤충음식에서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은 알레르기인데 아직 국내에선 식용곤충 알레르기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진 바 없다. 대신 곤충섭취가 비교적 활발한 라오스의 경우 96가구 1천303명의 곤충을 섭취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전체의 7.6%에서 알레르기가 있었다고 조사됐다.

대부분 증상은 경미하였고 주로 메뚜기나 노린재 섭취에 의해 생겼다고 알려져 있다. 곤충 알레르기의 대표적인 것은 벌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면역반응에 의한 쇼크)다.

2014년 국내 14개 대학병원에서 5년간 모은 291명의 벌독 알레르기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말벌에 의한 알레르기가 전체의 24.6%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꿀벌에 의한 알레르기가 8.8%로 나타났다.

환자의 나이가 많거나 동반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알레르기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다른 환자에 비해서 심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용곤충이 상용화되면서 섭취가 늘고 메뉴도 다양해진다면 알레르기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키트에 곤충에 대한 부분을 추가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곤충음식은 아직 일반적으로 활발히 섭취가 이뤄지지 않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트의 개발과정에는 알레르기 반응의 원인이 되는 항원의 정확한 분석과 이에 대한 환자 혈액 항체반응 등에 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때문에 아직 식용곤충이 대중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키트의 개발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곤충이 미래에 우수한 영양 공급원으로 대두할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음식과 마찬가지로 역시 이종(異種)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식품알레르기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곤충의 구성 성분에 존재하는 트로포미오신과 키틴 등은 갑각류, 집먼지진드기 등에도 존재할 수 있으므로 이런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이 식용곤충을 먹고 발진 등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다면 재섭취를 금지하고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유섭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