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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나흘 공휴일에 해외여행 등 직장인들이 들떠 있다. 노동절부터 1주일 연휴가 대부분인 중국도 호칭부터 '노동절 연휴(五一假期)'에다가 첫날(第一天)부터 13억7천만 인구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국에도 이미 수만 명이 왔고….

인간은 '호모 루덴스(homo ludens)'―유희인간(遊戱人間)이다.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英智人), 호모 파베르(homo faber:工作人)와 더불어 노는 것도 인간의 본능(본질적 기능) 중 하나라는 거다. 그런데 호모 루덴스―노는 본능을 한껏 치켜세운 학자도 있다. 19~20세기 네덜란드 문화사가(文化史家) 호이징가(J.Huizinga)는 '유희본능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이며 가장 고귀한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그래선지 며칠간의 연휴에도 '황금연휴'라는 말이 붙는다. 노는 것도 고귀한 활동으로 즐겁고 펑펑 돈쓰는 것도 즐겁기 때문인가.

그럼 이런 경우는 어떨까. 어쩌다가 온 나흘 공휴일에도 즐겁거늘 매주 이틀만 근무, 나머지 5일을 쉬는 나라가 지구상에 있다면? 남미 브라질 북단의 베네수엘라가 그렇다. 그 나라 니콜라스 마두로(Maduro) 대통령은 지난 4월 초의 '금요 휴일' 발표에 이어 26일엔 '260만 공무원의 근무일을 월~화 이틀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60% 이상이 수력발전인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저하, 하루 4시간의 계획정전은 물론 식수원까지 고갈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도 1주 4일 수업이고 찜통더위에도 에어컨을 못 켠다. 더구나 심각한 경제 불황과 올해 인플레 전망치가 720%다. 그래서 마두로 대통령은 실정(失政)으로 국민소환제 위기에 몰려 있다. 그런데 매주 이틀만 근무하는 그런 나라 공무원 연휴도 과연 황금연휴일까, 가시방석 연휴일까.

한반도의 약 4배(91만㎢) 크기인 베네수엘라 국명도 웃긴다. 1499년 이탈리아 항해가 아메리고 베스푸치(Vespucci)가 그곳을 탐험할 때 해안 주민의 수상(水上)생활을 목격, 이탈리아 수도(水都) 베네치아 같다고 해서 '작은 베네치아'라는 뜻으로 'Venezuela'로 명명했다는 거 아닌가. 나라가 잘 풀려야 황금연휴도 '고귀한 활동'이고 모국에 고마운 줄 알아야 '호모 루덴스'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