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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실을 못하는 승기하수처리장 문제 해결에 인천시가 예산 절감을 위해 민간 투자 방식의 승기천 종점(남동 제1 유수지) 이전 건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은 2일 오전 이전 건설 예정지인 인천 남동 유수지 승기천 종점 부근.(점선 안) 드론촬영/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보존 용지→시가화예정 용지로
작년 現부지 '도시기본계획' 변경
주거·상업지역 개발 '숨은 뜻?'
"민간 제안 들어와 검토 포함…
아직 확정된것 없다" 市 해명


송도국제도시 초입의 승기처리장 이전·재건설 문제는 향후 지역 간 첨예한 대립을 유발할 수 있는 사안으로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접근해야 한다.

시는 이르면 오는 6월 중 승기처리장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승기처리장의 현 부지를 관할하는 연수구와 이전 대상지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남동구의 대립과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간의 행정 절차를 되짚어보면 이 문제를 처리하는 인천시가 중립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특정 방안을 추진하려 한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 용역에도 없는 승기천 종점 구간 이전 방안, 왜?

= 인천시가 승기하수처리장 이전·재건설 방안을 처음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 10월. 당시 시는 인천환경공단을 통해 '승기하수처리장 재건설 관련 타당성을 위한 조사·분석 용역'을 발주해 같은 해 12월 용역을 마무리했다.

용역 결과 대안으로 '현 부지 증설', '현 부지 지하화 신설', '송도 11공구 이전 신설' 등 3가지 방안이 도출됐다. 이 때까지만 해도 승기하수처리장을 남동구로 이전하는 것은 공식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

용역 이듬해인 2015년 6월 인천시는 승기하수처리장 이전 민간 제안을 접수하면서 '남동유수지 이전 방안'을 대안의 하나로 추가했다.

시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남동 제1유수지 쪽 승기천 종점 구간에 총 사업비 약 3천505억원으로 하수처리장을 지하에 짓는 방안을, GS건설은 남동 제2유수지에 약 3천750억원을 들여 지하 하수처리장을 짓는 제안을 제출했다.

시는 2015년 12월 승기하수처리장 재건설사업 관련 시민간담회를 시작할 때 '타당성 용역 결과'뿐 아니라 '민간 사업자 제안'도 포함해 현재까지 논의 중이다. ┃일지 참조

용역에도 없었던 방안을 대안으로 포함해 논의하는 이유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간 제안이 들어와 검토 대상에 포함했을 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용역도 하기 전에 도시기본계획 변경 신청, 왜?

= 인천시가 현 승기하수처리장 부지의 '2030 도시기본계획'을 지난해 4월 보존용지에서 시가화예정용지로 변경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도시기본계획을 시가화예정용지로 바꾼 것은, 앞으로 이 지역을 주거·상업 지역으로 개발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승기하수처리장을 현 위치에 재건설할지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옮겨 신설할 것인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다. 애초 인천시가 '이전 개발'을 염두에 두고 행정 절차를 밟아 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시기본계획 변경은 인천시 하수과가 지난 2014년 8월 도시계획과에 요청해 이뤄졌다. 변경을 요청한 사유는 '자체 개발 계획 포함'이었다.

시 관계자는 "인천시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미리 용도에 맞게끔 변경 신청을 한 것뿐"이라며 "(현 승기하수처리장 부지가 개발될 것을) 미리 맞춰놓고 한 것은 아니고, 알아서 예측해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명래·김주엽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