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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인지 진화인지 안철수의 겉과 속이 확 달라졌다. 정치판에 처음 뛰어들었을 땐 꼭 까마귀 싸우는 골의 백로나 여우 굴의 토끼 같았다. 뭐가 부끄러운지, 남산골샌님처럼 겸양지덕의 겸허함과 양보심이 몸과 마음에 밴 탓인지는 몰라도 말부터 가만가만 조곤조곤 조심스레 했다. 그래서 행여 정몽주 모친의 시조처럼 '청강(淸江)에 기껏 씻은 몸' 더럽힐까봐, 좋이 닦고 가꿔온 덕망에 흠이 잡힐까 보기조차 조마조마했다. 그랬는데 요즘은 태깔은 물론 스피치 말투부터 달라졌다. 톤도 높아졌고 강세도, 어조 억양 인토네이션도 자유자재다. 확 파겁(破怯)―겁을 타파한 듯 무척이나 당당해졌다. 그게 더 민주인지 덜 민주인지로부터 탈퇴, 안철수 당을 만들면서부터였고 총선에서 호남 싹쓸이를 하면서 더욱 변화인지 진화를 해버렸다. 어떻게? 신념과 자신만만함을 넘어 오만방자 기고만장이 천장을 뚫을 정도로….

'경제도 모르면서 청와대에 앉아 있다'야 그럴 수 있고 대학자율화와 수능 폐지도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런데 교육부 무용론(無用論)까지 들고 나왔다. 더 민주와 더불어 야대(野大)로 부풀려지자 대뜸 '국정교과서 폐기'부터 합창하고 나섰던 연장선상인지도 모른다. 교육부가 없어도 된다면 그럼 기타 16부 3처 17청은? 그 존재 가치의 순번을 매겨보시지! 정부 부·처·청보다도 0순위로 없어도 될 건 19대 '국해(國害)' 같은 집단이고 민생과 국익엔 백해무익한 그따위 입법부가 아닐지? 까마귀 싸우는 골에 뛰어든 백로 안철수가 돌연변이, 그 또한 까마귀가 된 것인지 아니면 시커먼 벼루 언저리에 얼씬거리다가 그 역시 시커멓게(近墨者黑) 오염된 것인지 한 마디로 속물 까마귀로 전락한 건 아닐까. 그의 허장성세(虛張聲勢)도 도를 넘었다. '떡국이 농간한다'는 속어가 있다. '서당 개 3년에 어쩌구'와 맥을 같이하는 말이다.

안철수 哲秀는 '철학이 빼어나다'라는 글자다. 이목구비 등 얼굴도 얼마나 잘생겼나. 다만 왼쪽 이마는 늘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어 거기 혹시 시커먼 반점이라도 붙어 있는지는 몰라도…. 차기 대통령 감 1위 여론도 좋다만 언행부터 수련과 정진을, 그리고 올바르고 훌륭한 인간진화를 기대한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