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정·덤과 나눔
옥신각신 흥정하는 재미…
대형마트에서 느낄 수 없는 '향수'
다양한 문화공연도 즐길 수 있는
전통시장에서 가족들과 행복한
황금연휴 추억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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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일 경기中企종합지원센터 대표이사
얼마 전 유치원생 손주 녀석을 데리고 전통시장을 찾아갔다. 그동안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장난감 가게나 서점에 익숙해 있는 꼬마 아이가 전통시장은 처음 같이 가는 것이라 걱정도 들었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전통시장에 도착한 손주 녀석의 눈이 신기한 듯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내 손을 이끌고는 꽈배기를 사달라 도넛을 사달라며 졸라댔다. 오랜만의 꼬마 손님 방문 때문인지 꽈배기집 사장님은 반갑게 웃으며 덤으로 꽈배기 하나를 손주 손에 더 쥐어 주었다. 손주도 누군가 자기를 보고 귀여워 해주며 공짜로 선물을 줬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는지 시장을 둘러보는 내내 싱글벙글 미소를 띠었다.

그 후 손주는 나를 볼 때마다 또 시장에 놀러 가자며 보챈다. 아마 대형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 사는 정, 덤과 나눔 문화를 어린 손주도 느꼈을 것이다.

손주와의 추억을 계기로 누구나 일상에 지쳐있을 때 찾아가면 활력을 느끼고 위안이 되는 이러한 소중한 곳이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우리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새삼 느끼게 됐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가장 피해를 본 곳이 전통시장으로, 최대 피해지역인 평택지역을 파악한 결과 메르스 발생 이전 대비 50%이상 매출이 감소된 점포가 절반이 넘었고, 70% 이상 감소한 사업장도 26%를 차지했다. 상인들의 가장 큰 애로는 자금지원이고 다음이 점포환경 개선지원이며,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 개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남경필 도지사가 자금지원을 특례보증으로 지원해 주고, 128억원의 예산을 추경에 반영해 전통시장에 집중 지원했다.

메르스 사태 후 1년이 되어가는 지금 다행히도 전통시장은 여러 노력을 통해 다시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지난 1년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전통시장 명품점포 만들기 사업'은 시장 활성화에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우선 명품점포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간판 및 상품 진열대 교체, 온라인 홈페이지 제작 등 맞춤형 환경개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추가 심사과정을 거쳐 명품점포로 인정받으면 홍보 지원과 경기도지사 명의 명품점포 인증 현판도 받게 된다.

명품점포 상인들에 의하면, 선정 이후 매출도 올랐고 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SNS를 통해 홍보도 많이 해준다고 한다. 그때마다 벽에 걸린 명품점포 현판을 보며 이름에 걸맞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하니 감사할 뿐이다. 실제 명품점포들은 평균 19.7% 매출이 증가했다. 또 명품점포 한 곳의 선정으로 상권 전체 유입 인구가 늘어나면서 시장 전체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전통시장의 기복 없는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 자체적인 자구노력과 변화도 필요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꽃시장, 프랑스 몽마르트르 벼룩시장, 영국 런던 버로우마켓의 공통된 특징은 지역의 전통 자원과 문화를 기반으로 그 시장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차별화하여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따뜻한 봄날 가족 모두가 함께 시장을 방문해 흥정의 재미도 보고 향수를 느끼며 위로와 휴식을 얻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전통시장에 가족들을 위한 각종 문화공연도 진행한다고 하니 즐거움도 배가 될 것이다. 가정의 달, 많은 분이 전통시장을 방문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봄날이 전통시장과 가정 속에 찾아들길 바란다.

/윤종일 경기中企종합지원센터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