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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나라에 어린이날은 있지만 날짜가 모두 다르다. 일본은 한국처럼 5월 5일이지만 여자 어린이날이 따로 있다. 3월 3일 인형 축제(히나 마쓰리)일이 그 날이고 중국 러시아 등 가장 많은 나라(48개국)의 어린이날은 6월 1일이다. 일찍이 192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아동복지회의에서 6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나라의 어린이날은 11월 20일로 프랑스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 20개국이다. 어린이 복지증진을 위해 1954년 유엔총회에서 정한 '세계 어린이날(Universal Children's Day)'을 따랐지만 11월 20일이면 프랑스는 춥고 캐나다는 더 춥다. 터키는 또 어린이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독립기념일인 4월 23일로 정했고 인도는 엉뚱하게도 초대 대통령 자와할랄 네루(Nehru)의 생일인 11월 14일이 어린이날이다. 미국엔 어린이날이 따로 없다. 1년 365일이 어린이날이라는 취지다.

지구상에 가장 멋진 어린이날은 5월 5일이다. 계절의 여왕인 5월, 신록(新綠)이 산야를 물들이는 5월하고도 5일은 마치 감탄사가 겹치는 'oh!월 oh!일' 같지 않은가. 하지만 oh! oh!가 오직 비명(悲鳴)의 감탄사일 뿐인 불행한 나라 어린이도 많다. 아시아 아프리카 후진국 어린이의 25%가 4세 이전에 영양실조로 죽는다는 게 지난 연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였고 '시리아 이라크 예멘 리비아 등 중동과 아프리카 아동 1천300만명은 맨발에다 학교도 못 간다'고 작년 9월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발표했다. 학교가 폭격당하기 일쑤고 학교 건물이 난민수용소로 쓰이기 때문이라는 게 유니세프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 사무소 피터 사라마 대표의 설명이었다. 의무교육이라는 말이 무색한 어린이생지옥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땅에도 불행한 어린이는 적지 않다. 어린이 교통사고도 유독 5월에 많다고 했다. 오늘은 어린이날.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것만도 1970년 이래 46년이다. 세상에 어린이 눈망울보다도 순수하고 고결하고 영롱한 보석이 또 있을까. 그런 눈에 슬픔이 어리고 원망이 비끼게 해서는 안 되고 오늘만이라도 우리 어린이들이 슬픈 감탄사 oh! oh!로 불려선 안 된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