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유일하게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는 상광교동 주민 60여가구는 최근 물줄기가 약해 진 지하수가 언제 끊길지 몰라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광교산 등산로가 개방되고 비상급수시설을 설치, 등산객의 물사용이 늘어나면서 물이 안나오는 일이 잦아지고 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마을 통장 강소연(48)씨는 “점점 물이 안나오는 가구가 늘어 물 부족이 심각한 상태”라며 “이미 40여가구의 서명을 받아 지난 6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시에 '상수도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원시는 최소 13억원의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한데다 예산확보마저 쉽지 않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아 우물이나 지하수를 사용하는 도민은 모두 67만9천명으로 화성시(8만3천654명)가 가장 많고 용인시(7만1천366명)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지하수를 이용하는 주민 대부분이 수십년 동안 수질검사 조차 받지 않은 채 그대로 식수로 사용하고 있어 수질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소규모 가구가 모여 사는 비취락지구등의 경우 축산농가와 영세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폐수를 무단 방류,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지만 상당수 지역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할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상태다.

20여가구가 살고 있는 화성시 팔탄면 장호리 주민 최명호(63)씨는 “3년전 우물을 메우고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수질검사를 받아 본 적이 없다”면서 “당연히 깨끗할 것이라고 생각해 그대로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시 마장면 관리 주민 김옥순(71)씨도 “8년전 집을 지은이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지하수의 수질검사를 받아 본적이 없다”면서 “이웃 축산농가 때문에 가끔 물에서 분뇨냄새가 나기도 해 물을 먹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선 지자체의 상수도과 관계자는 “지하수를 음용수로 사용할 경우 매 2년마다 수질 검사를 받도록 돼 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수질 검사를 의뢰하지 않아 사실상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며 “3~4명의 공무원이 수천개가 되는 지하수의 수질을 모두 조사 할수 없어 주민들 스스로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