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새 연 매출 100억 육박… 대기업 가전·스마트폰 광고 휩쓸어
차별화로 시장 개척 "고객과 신뢰 형성위한 전문성·노하우 필요"
디자인산업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단순 제품 디자인에서 벗어나 기업의 이미지, 마케팅 등 디자인의 손이 미치는 영역이 방대하다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미지가 생각을 지배하는 '이미지 시대'를 맞아 디자인은 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힘도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디자인의 활동 영역과 영향력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의 규모는 1998년 3조원대에 머물던 것이 2013년에는 15조원대로 껑충 뛰어올라 15년 사이 시장이 5배로 커졌다. 전문 디자인업체 수도 4천600여 개에 달하며 종사자(디자이너) 수도 1만3천 명을 넘었다.
시장이 커지고 업체 수도 늘면서 외형적으로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 영세성을 면하지 못한 기업이 태반인 게 업계의 현실이다.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의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광고 디자인을 휩쓸며 광고시장 개방에 대비해 경쟁력을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디자인 전문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화인디자인그룹(대표·심상준)은 서울 서초의 센터 외에 파주 교하읍과 광탄면에 회사의 '싱크탱크'라 할 수 있는 '매직 스퀘어(Magic Square)'와 '팝 센터(POP Center)'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 광고디자인 시장이 분수령을 맞던 2001년 'FINE-LINK'라는 사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2004년 법인으로 전환한 뒤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초창기 직원 2명에 매출이라 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빈약했던 이 회사는 15년 사이 연 매출 100억 원대에 육박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디자이너만 수십 명에 널찍한 사옥까지 갖추고 명실상부 우리나라 광고 디자인 업계의 리더 그룹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 회사가 이 자리까지 오기에는 심상준 대표의 각고의 노력이 숨어있다.
회사를 설립할 당시만 해도 국내 광고시장은 몇몇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시기로 이런 틈바구니에서 심 대표는 오직 자신의 아이디어와 실력만으로 시장을 개척해나갔다. 화인이 외부에 공개하고 있는 포트폴리오에는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 광고들로 빼곡하다.
그의 집념과 노력이 시장에서 통했고 기존의 틀을 하나씩 깨어 나가며 이 회사만의 독자적인 광고 디자인 틀을 구축한 것이다. 초기에는 발품을 팔아 인재들을 영입했지만 지금은 찾아오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이 회사의 입지를 짐작할 수 있다.
심 대표는 "차별화만이 디자인 업계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며 "지금은 단순히 광고 디자인의 영역을 넘어 고객과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확고한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재호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북부지부장은 "화인은 광고 디자인 업계에서 실력으로 신뢰를 구축해 성공한 경우"라며 "이 회사가 보유한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