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관이 사건 해결에 대한 심리적 중압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6일 오전 11시께 포천시 신곡리 깊이울 유원지 인근 산길에서 포천경찰서 강력 1반장인 윤모(47) 경사가 신문지위에 누운 채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 김모(36)씨가 발견했다.
경찰은 윤 반장 옆에 제초제가 놓여 있고, 자필로 쓴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윤 반장은 부인 앞으로 쓴 유서에서 “(나도)중학생 딸을 뒀는데 빨리 (범인을) 찾아주지 못해 안타깝다. (나 때문에)외출도 못하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
가족들은 “(아빠가) 집에 와서도 사건 때문에 괴로워 했으며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없는 점을 무척 미안해 했다”고 전했다.
동료 형사들도 “사건 발생이후 거의 경찰서에서 살다시피 했으며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는데 대해 괴로워했다”며 “사건해결에 대한 중압감과 책임감을 못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 했다.
평소 과묵한 성격으로 책임감이 유달리 강했던 윤 반장은 경찰청 정기감사가 시작된 지난 11일 사무실을 나간 뒤 소식이 끊어졌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매가 있으며 빈소는 포천의료원에 마련됐다.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은 지난해 11월 5일 관내 한 여중학교에 다니던 엄모(당시 15세)양이 귀가도중 실종돼 96일만인 지난 2월8일 포천시 소흘읍 이동교리의 한 낚시터 부근 하수구에서 발견된 사건으로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포천
포천 여중생사건 수사반장 자살
입력 2004-10-18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4-10-18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