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곤지암정신병원 정문
광주시 곤지암읍에 위치한 폐가로 방치된 병원시설의 정문. 이곳을 찾는 이들로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범죄에 노출되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밤 11시에서 새벽까지 시도 때도 없습니다. 사실 언론에서 이렇게 취재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이젠 그냥 조용히 좀 지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광주시 곤지암읍 신대리에 소재한 폐건물인 N정신병원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매일 밤이면 소위 흉가체험을 한다며 몰려드는 이들 때문에 각종 소음에 시달리고, 청소년들이 몰려들며 범죄에 노출될 우려도 있지만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여 있다.

개인사유지인 이곳은 지난 1990년대 말 폐업한 이후 건물 관리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음산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지난 2012년에는 미국 CNN방송에서 '세계에서 가장 소름 돋는 장소'로 선정한 7곳 중 한곳에 들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후 각종 공포체험 동호회나 개인적 호기심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었고, 수년째 주민들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해당 건물주가 철문을 자물쇠로 굳게 잠그고 출입을 제한했지만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주민 이모 씨는 "몇년 전부터 동호회 등을 통해 소위 흉가 체험장이 되고 있다"며 "밤마다 튜닝한 자동차와 비명 등 소음 발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있으며, 일부 방문객들은 조용히 해달라는 동네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탈선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로도 이용되는 등 범죄 발생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곤지암읍에서는 해당 시설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자 수년 전부터 건축주에게 시설관리를 위한 공문을 보내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안 나오고 있다.

읍 관계자는 "철거 이야기도 있지만 건물이 사유재산이라 어려움이 있고, 다만 해당 건물에 개인이 들어가는 것은 무단침입인 만큼 찾는 이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