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본부세관장 김대섭
김대섭 인천본부세관장
우리나라가 1조 달러의 무역 강국으로 성장한 지 오래다. 우리 인천의 무역도 2014년 기준 7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처럼 무역규모의 증가에는 기업들의 무역활동 뿐 아니라 해외직구 등 개인들의 무역 활동 증가도 적게나마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해외직구(지난해 1천586만건, 15억5천만달러)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IT의 발달에 따른 전자상거래의 활성화, 국제물류의 효율성 증대와 더불어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던 무역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들의 소비 패턴이 기업 수입물품을 간접적으로 구매하던 방식에서 물리적 거리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개인이 자기가 원하는 물품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함에 따라 개인이 국제무역의 주체인 시대로 국제무역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직구에 필요한 개인통관 고유부호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이 402만명으로 통관 고유부호를 보유하고 있는 41만개의 기업보다 10배 더 많은 것을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개인이 무역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내수시장의 경쟁을 제약하는 폐쇄적 시장구조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예컨대 같은 제품이라도 미국 등 해외 시장가격이 내수시장보다 훨씬 저렴한 경우가 많이 있다. 불합리한 유통구조와 독과점 등의 문제가 해외직구 증가의 주요 원인인 것이다.

해외직구 품목은 과거 의류, 건강식품 위주에서 최근에는 유아용품, 기호식품, 가전제품까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인다. 지역도 미국을 넘어 중국, 독일, 일본 등으로 글로벌화 되는 양상이다.

해외직구는 국내소비재 시장 잠식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구매채널 확대에 따른 소비자의 후생증대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강조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 물가하락에 따른 가계의 실질구매력 확대와 제품의 가격정보 공유를 통하여 수입업자 및 유통기업의 초과이윤 일부를 소비자에게 이전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특히 해외직구 증가로 물류 서비스 업종이 다양하게 파생되고 있다. 해당 쇼핑몰에서 바로 물건을 구매하는 직접배송, 상품은 직접 구매하고 배송은 대행업체에 맡기는 배송대행, 사고 싶은 제품만 정하고 구매부터 배송까지 모든 것을 일임하는 구매 대행 등 해외직구와 매개된 다양한 업종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직구에 따른 무역환경 변화와 관련하여 지난 연말 관세청은 해외직구 물품을 간소하게 통관할 수 있는 목록통관의 기준 금액을 100달러(한미 FTA 200달러)에서 150달러로 올리고, 면세기준도 15만원에서 물품가격 150달러로 조정해 해외직구에 따른 국민부담을 완화했다.

또한 인천본부세관은 해외직구 물품 급증 등에 대비해 특송물류센터를 오는 7월에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에 개통할 예정이다. 최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갖추어 자동화된 통관환경을 제공하게 될 특송물류센터가 개통이 되면 해외직구 물품의 통관시간 단축과 물류비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인천본부세관은 해외직구 관련 통관제도의 적극적인 규제개혁을 추진함으로써 국제무역의 주체인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다. 국제무역의 한 가운데에 우리 인천시민도 함께 하기를 바란다.

/김대섭 인천본부세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