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처 1본부 3부 9과로 조직 확대 재편성
경영·운영부 체육회인사로 가득 '불만'
도지사기 생활체육대회 연합회에 권한
유치신청→섭외로 전환… 대회 어려움
"생활체육 인사 역할 더 강화" 목소리
'새로운 시작! 하나된 체육! 경기도 체육회'.
하지만 5개월을 맞은 현재의 도체육회 모습은 통합이라는 말보다 생활체육이 홀대받고 있는 분위기다. 또 엘리트-생활체육의 종목별 통합도 기득권 싸움으로 평행선을 달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조직개편 및 임원구성
통합체육의 경기도체육회 조직은 1처 1본부 3부 9과로 편성됐다. 거대한 단체로 성장한 것이다. 기존 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조직은 통합체육회로 확대돼 새롭게 재편성됐다. 1사무처장은 체육회 측에서, 1총괄본부장은 생활체육회 측에서 맡았고, 3부는 기존 체육회에서 2명(경영지원부·경기운영부), 생활체육회에서 1명(체육진흥부)으로 채웠다.
각 부는 3개 과를 뒀다. 9개 과장 중 체육회는 5명(총무과·관리과·체육지원과·종목육성과·전문체육과), 생활체육회는 4명(기획과·지역진흥과·대외홍보과·생활체육과)이 맡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예산을 총괄하는 경영부서와 엘리트·생활체육을 아우르는 경기운영부가 모두 기존 체육회 쪽 인사들로 채워져 생활체육이 소외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1인 사무처장제가 운영되면서 생활체육회 측 인사가 총괄본부장으로 내려앉은 것도 생활체육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다.
게다가 최근 생활체육대회가 잇따라 개최되면서 사무처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있지만, 연결고리를 해줘야 할 본부장은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불만이다. 특히 도체육회가 통합되면서 생활체육회 수장 격인 사무처장이 본부장 격으로 내려간 것도 생활체육인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 절차를 거쳐 합쳐진 통합 대한체육회는 김정행 대한체육회 회장과 강영중 국민생활체육회 회장을 공동 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지켜본 뒤 경기도가 통합해도 늦지 않았을 것 같다"며 "도생활체육회가 도체육회에 흡수된 것 같은 느낌도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생활체육의 꽃' 도지사기생활체육대회
도체육회는 도지사기 생활체육대회 추진 절차를 종목별 연합회에 위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체육회는 2013년도부터 의견수렴을 통해 권한을 종목별 단체에 이관하기로 하고, 올해부터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총 7개 종목이 이관됐고, 내년에는 모든 단체에 대회 관련 권한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도 생활체육 측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생활체육인들은 기존 도생활체육회에서 시·군생활체육회에 도지사기 대회 유치 신청을 받아 대회를 치렀지만, 최근에는 권한을 넘겨받은 종목별 단체들이 직접 시·군생활체육회와 협의를 통해 도체육회에 최종적으로 승인을 받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어 대회 진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수원 여기산 공원에서 열린 도지사기 게이트볼대회는 당초 시흥시에서 개최하기로 했지만, 시흥시의 대회 유치 취소 신청으로 수원시로 갑작스럽게 대회 장소가 변경돼 치러지기도 했다.
일부 생활체육 관계자들은 도체육회가 주도적으로 대회 작업을 추진했다면 대회 장소가 변경되는 번거로움은 없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종목에서 자체적으로 대회를 진행하면서 개회식 등에 선수단 격려를 위한 시·군생활체육회 내빈 참석이 불편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종목에서 자체적으로 대회를 유치하면서 개회식 등 행사에 시·군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내빈들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지만 도체육회에선 뒷짐만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도체육회 관계자는 대회에 관련한 모든 사항들을 종목 단체에 넘기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주장한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생활체육 관계자들과 체육회 간의 의견수렴을 거쳤고, 대한체육회와 통합되기 이전 국민생활체육회 시절에도 전국 단위 생활체육대회 추진 작업은 종목 단체에서 추진했었다"며 "엘리트 단체가 개최하는 도 단위 대회들도 단체가 대회장 섭외부터 대회 진행까지 모두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페이지 생활체육 내용 부재
생활체육인들은 도체육회 홈페이지(http://ggsports.gg.go.kr/)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기존 도체육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었던 가맹경기단체, 시·군체육회 현황 등의 정보들과 경기도체육대회, 전국체육대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동계체육대회 등 주로 엘리트 경기를 안내하는 내용으로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활체육과 관련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도체육회가 통합되기 전까지 운영되던 경기도생활체육회 사이트의 내용이 업데이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도체육회 홈페이지 오른쪽 위에는 작은 글씨로 '(구)경기도생활체육회' 링크만 걸려 있어 생활체육인들을 더욱 짜증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생활체육 정보를 얻기 원하는 도민 및 생활체육 동호인들은 도체육회 홈페이지에서 마땅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부 생활체육 동호인들은 "도체육회와 도생활체육회가 1대1 통합을 한 것이 아니라 도체육회 속에 도생활체육회가 흡수된 것처럼 보인다"며 "기존 도생활체육회 직원들이 이 점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도체육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홈페이지 개편을 위한 작업들을 꾸준하게 해오고 있다. 5월 말에는 새로운 경기도체육회 홈페이지를 공개할 계획"이라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홈페이지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대회 결과를 비롯한 다양한 내용들이 들어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돌봄이 필요한 생활체육인
이처럼 도체육회의 현실은 생활체육인들에게 있어서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체육회 임원이나 시·군생활체육회 측에서 불만이 많은 이유는 생활체육인과 체육회 간 소통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생활체육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것으로 생각하는 생활체육 대표-수석부회장, 총괄본부장 등의 역할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 시·도체육회는 통합 절차에 들어가면서 엘리트 종목과 생활체육 종목의 균형감을 강조하며 각 시·도 성격에 맞는 통합 조직이 구성됐다. 전북체육회의 경우에는 엘리트 종목을 담당하는 스포츠진흥처와 생활체육을 맡는 지원육성처로 나눠 2처 1실 7과 8팀으로 구성했다.
또 충북체육회는 전 생활체육회 사무처장이 체육회 사무처장을, 전 체육회 사무처장이 본부장을 맡았다. 하지만 두 단체의 균형점을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통합이 완료된 타 시·도체육회들도 불협화음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 통합을 진행하면서 예측 가능한 문제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두고 볼 수도 없는 일이다. 생활체육 관계자들은 "생활체육 분야가 소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서는 안된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면 도체육회의 정책을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신창윤·이원근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