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영포럼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강연2
인천 경영포럼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강연.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회사 어려워지면 납품가 등 횡포
독자적 시장 생존·성장기반 필수
글로벌경쟁시대 해외무대 노려야


"대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야 합니다."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12일 경인일보와 인천경영포럼이 공동 개최한 제342회 오찬강연회에서 "동물원에서 사육당하면 사냥을 안 해도 먹이를 주니까 배는 굶지 않는다. 하지만 사육사가 배고프면 잡아먹힐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사육사를 대기업에 비유한 임 이사장은 동물원에서 주는 먹이만 받아먹다 보면 자생할 힘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기업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중소기업에 납품단가 인하압력을 가하거나 외주로 맡긴 일감을 가져가 자사 매출에 더하는 내재화 횡포를 부리기도 한다. 이를 못 버티면 결국 중소기업은 망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을 벗어나 독자적으로 시장에서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 이사장은 FTA 확산, 전자상거래, 중국 부상 등으로 내수 시장에서조차 글로벌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방도 내주게 된 마당에 해외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이야기였다.

이날 강연회에선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딛고 대기업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기술을 개발하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자생하는 데 성공한 사례들이 소개됐다.

레이저로 반도체 칩을 절단하거나 반도체 표면에 문자를 새기는 기계 등을 생산하는 (주)이오테크닉스(꾸준한 연구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독보적인 신기술·제품군 확보), 무선통신 기술이 기반이 된 LED 조명 등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메이저리그 경기장에 전광판을 납품한 (주)케이엠더블유(융복합 기술의 모범) 등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임 이사장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KOTRA·무역협회·수출입은행 등 기관과 협력해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는 산업정책을 폈다기보다는 중소기업이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복지정책의 관점에서 접근했다고 봐야 한다"며 "앞으로는 옥석을 가리고 자생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지난 1979년 1월 설립된 이후 자금·인력·판로·기술 등 창업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종합정책을 펴는 기관이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