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용 농정국장 사진2
최원용 경기도 농정해양국장
최근의 농업이 처하고 있는 거시적 환경은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저유가 등 4저 시대를 맞아 갈수록 치열해지는 강대국 간의 경제전쟁에서 농업분야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고령화로 우리나라의 농업분야 인력은 양적·질적 문제를 보이고 있고, 경영의 영세성도 뚜렷한 개선 경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생산, 유통, 가공, 수출 등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농가소득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도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농가당 소득은 2014년 기준 3천495만원으로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5천682만원의 62%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물론 도시지역 근로자 연령과 농어촌 지역의 평균 연령을 비교하면 적지 않은 금액일 수 있지만, 농산물 생산을 위해 지출되는 영농비용과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도시지역보다 많이 지출되는 난방·교통비 등을 고려한다면 우리 농촌이 지금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잘 알려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경기도는 저성장,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생산위주의 농업정책에서 벗어나 경기도만의 새로운 농업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최근 우수 농수축산물 생산과 안정적 판로확보, 경기도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NEXT 경기농정 비전을 발표했다. 도는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해 안심먹거리 제공, 다팜(Farm) 플랫폼 구축, 농가소득 향상이라는 3대 실천목표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안심먹거리 제공을 위해 친환경 농수축산물 공급을 지난해 기준 21만 5천톤에서 2020년까지 43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 청정마을 4개소와 친환경농산물 연구센터 1개소, 클린농업벨트단지 36개소를 추가 조성하는 등 친환경농업 생산기반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시민단체와 연계해 경기농산물지킴이 활동을 지속 추진하고 농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한 바른 식생활 교육도 올해 3만1천명에서 2020년까지 16만8천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두 번째 다팜 플랫폼 구축은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경기도가 책임지고 다 팔아 준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도는 경쟁력을 갖춘 쌀과 곡물, 인삼, 채소 재배면적을 5만 2천㏊에서 2020년까지 40% 많은 7만 3천㏊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수출 및 외식기업과의 상생협력, 공공기관 공공급식 납품, 복지관 무료급식, 로컬푸드 등을 통해 농업인이 판로걱정 없이 생산할 수 있도록 계약재배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현재 운영 중인 경기사이버장터(kgfarm.gg.go.kr)를 모바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전용 앱을 개발한 후 이를 경기도주식회사와 연계하여 소비자가 손쉽게 경기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세 번째로 농가소득 5천만월 달성을 위해 도는 우선 농식품 분야에 전문화된 창업지원 전초기지인 애그로(Aro) 스타트업캠퍼스를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 다양한 관련 기관과 연계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도는 애그로 스타트업 캠퍼스를 통해 2020년까지 20개의 기술기반 농식품 벤처기업을 육성해 농촌 일자리와 소득을 높일 계획이다.

농부가 씨 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듯이 이제 경기농업도 새로운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릴 때다. 중국농업은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농업은 기술력을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NEXT 경기농정 비전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한민국 농업의 스탠다드가 되길 바란다.

경기도 농업인이 가장 잘 사는 그 날을 위해 민과 관, 모든 농업종사자가 힘과 뜻을 모아 함께 전진해야 할 때다.

/최원용 경기도 농정해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