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28일 내신성적 위주의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을 확정, 발표했지만 교사나 학부모들은 '또한번 바뀐 것에 불과하다'는 불신과 '경쟁만 부추길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대학들이 학생 선발과정에서의 변별력 저하를 이유로 심층면접과 논술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벌써부터 고액 과외가 우려되고 있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새 대입안은 입시경쟁을 자극하고 사교육비를 늘릴 뿐”이라며 “대학서열화, 학벌주의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참교육 학부모회'도 전교조와 마찬가지의 입장을 나타냈고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도 교육부가 새 입시방안을 강행할 경우 헌법소원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선 학교나 학부모들은 비난보다는 새 입시안의 효과여부와 부작용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높았다.

인천 연수고 안순호 교사는 “내신 1등급 범위를 상위 4%에서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대학마다 학생들의 변별력 측정을 위해 본고사를 부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 교사는 또 “대도시 학교와 지방 학교의 등급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도 앞으로 큰 문제를 불러 올 가능성이 높다”며 “내신을 잘 받기 위해 일부 학생들이 지방학교나 학력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교로 전학가는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원 창현고 이금술 교사는 “논술이나 면접을 대비하는 고액 과외가 더욱 성행할 우려가 크다”며 “기존 학교교육과정에 워낙 문제가 많아 입시제도 개선으로는 공교육을 완전히 살리기는 힘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학부모 김정순씨는 “새 대입제도안이 전반적으로 잘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명확한 판단이 서질 않는다”며 “다만 내신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어 논술, 면접, 독서 등을 위한 과외비 부담이 우려되고 내신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반면 교총은 이번 개선안이 내신 비중및 대학의 자율권을 강화한다는 쪽에서 기본 방향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