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시카고 컵스전에서 상대주자의 거친 슬라이딩에 무릎을 다쳐 악몽의 한해를 보낸 강정호가 등에 공을 맞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번에도 상대팀은 시카고 컵스였다.
강정호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피츠버그는 0-0으로 시작된 4회초 안타 3개로 먼저 2점을 얻어 다득점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어 등장한 강정호는 1사 2루 찬스에서 컵스의 선발투수 제이크 아리에타와 대결했다.
흔들리던 아리에타는 초구부터 폭투를 범해 주자를 3루에 보냈고, 이어 2구째 시속 148㎞ 속구를 강정호 몸으로 던졌다.
강정호도 놀랄만큼 얼굴 가까운 쪽으로 날아간 위험천만한 공이었다.
피츠버그 현지 중계방송도 작년 피츠버그와 컵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벤치 클리어링 장면을 내보내며 아리에타의 공의 고의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아리에타는 후속 타자 조시 해리슨으로부터 병살타를 유도해 추가실점 없이 4회초를 마쳤다.
경기는 피츠버그가 2-8로 패해 2연패를 당했다. 피츠버그(18승 17패)는 지구 선두 컵스(27승 8패)와 격차가 9경기까지 벌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양 팀은 고의성 여부를 놓고 '장외 설전'을 벌였다.
피츠버그 선발투수 로크는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와 인터뷰에서 "아리에타와 같은 선수가 누군가를 맞힌다면, 허투루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그가 실수를 했다면,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라고 고의성을 의심했다.
피츠버그의 빈볼 주장에 대해 컵스는 적극 반박했다.
컵스 포수 몬테로는 ESPN과 인터뷰에서 "정말 멍청한 이야기"라고 반박하고는 "아리에타는 당시 조금 흔들렸을 뿐이다. 일부러 맞힌 게 아니라는 걸 내가 100% 장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매든 컵스 감독 역시 "아리에타는 당시 제구에 문제가 있었고, 불운하게 강정호가 맞았을 뿐이다. 그는 종종 홈 플레이트에서 벗어난 공을 던진다"고 아리에타를 두둔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