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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희한한 뉴스도 다 듣는다.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인 워싱턴포스트의 논설위원 칼럼니스트 다나 밀뱅크(Dana Milbank·49)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신문지를 먹었다는 뉴스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확정적인 도널드 트럼프를 애당초 경시~무시, 믿지 않았던 그가 작년 10월 'Trump will lose, or l will eat this column(트럼프가 지지 않으면 내가 이 칼럼을 먹어버리겠다)'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그런데 트럼프가 밀뱅크의 예상과는 달리 돼버린 거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트럼프가 이길 경우 신문지를 먹겠다던 공약을 실천할 수밖에…. 그래서 12일 '델 캄포(Dell Campo)'라는 식당에서 신문지를 갈아 넣은 소스로 만든 해산물 요리와 스테이크 특별요리를 먹었고 후식 커피에도 신문지 소스를 탔다. 그렇게 먹고 마시면서 그는 신문잉크 향기가 난다고 너스레까지 떨었다.

그의 칼럼은 명견(明見)이 아닌 '탁견(濁見)'이 돼버렸다. 막말 미치광이 트럼프가 역류를 힘차게 거스르는 연어처럼 치고 오를 줄 누가, 어찌 알았겠는가. 그는 칼럼에서 강조했다. '나는 여론조사 결과를 맹신하는 TV 평론가나 저널리스트보다도 일반 국민의 판단력이 옳고 사려 또한 트럼프보다 깊다고 믿는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지금 화가 많이 나 있다. 민주주의의 자살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그런데 세상만사 섣부른 예단(豫斷)은 금물이다. 중국에선 '호언장담'보다 '호언장어(豪言壯語)', 일본에선 '대언장담(大言壯談)'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호언장담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그랬다간 종이 먹는 좀 벌레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걸 칼럼니스트 밀뱅크가 증명한 거 아닌가.

트럼프에 대한 자격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그가 당선되면 핵병기 문제 등 세계는 불안정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했고 이슬람교도로는 첫 런던시장이 된 사디크 칸(Khan)은 트럼프가 '칸만은 미국 입국불허에서 제외하겠다'고 말한데 대해 '그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필리핀의 트럼프'라는 로드리고 두테르테(Duterte)도 대통령에 당선됐다. 내년 우리 대선에서도 괴물 미치광이가 뜨는 건 아닐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