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럴까. 재난안전부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모든 기관과 시민 전체가 안전을 담당한다는 기본에서 출발해야 하는 인식 또한 중요하다. 대수롭지 않게 보아오던 작은 기본의 위반이나 무시가 대형 사건으로 이어진 사례를 우리는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전 시스템을 확보하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까. 우선적으로 '안전은 기초다'에서 출발해야 한다. 또 사회 전반에 안전에 대한 기본의식과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압축 성장으로 소득수준은 향상되었으나, 세월호 사고 등 일련의 대형 사건·사고를 보면 상대적으로 우리 사회는 아직도 안전 의식이 매우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안전사고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두 배 가량 높다는 자료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재난안전본부를 신설해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친 국가안전대진단으로 안전에 대한 환기와 사회 곳곳의 위험요소 해소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인천시는 바다와 섬, 항만과 인천국제공항, 발전소, 가스·유류저장고, 산업시설 등 위험요소도 많이 있는 도시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추진하는 '인천형 국제안전도시'를 통해 도시의 물리적·사회적 저해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상호 협력해 안전한 도시 구축을 위한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 '인천형 국제안전도시'는 안심마을 만들기 조성 사업, 안전전문기동점검단의 무료 안전점검 서비스 제공, 재난취약지역(쪽방촌·독거노인·다문화 가정)의 재난 대응능력 제고, 다양한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 등을 추진해 재난대응과 지휘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안전대응훈련과 시스템적인 안전점검 정례화 등 안전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시민들의 참여의식을 높이는 전략도 추진할 것이다.
설마 하는 방심과 안전 불감증, 무책임, 적당주의는 대형사고의 근본원인이므로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과 안전수칙을 지키려는 문화가 중요다. 이를 지키면 안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박쥐들이 한낮에도 동굴에서 나와 날아다니고, 개미가 기존의 행렬은 깨뜨리며 대이동하는 것은 지진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안전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무단히 우리 생활 속에서 암시하고 있다고 한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의 '하인리히 법칙'을 평소에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기초 없는 건축물이 없듯 우리는 생활 속에서 위험하다고 느끼면 위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심에 익숙해 져야 한다. 정부가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한 '안전신문고'를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하면 모두가 행복하고 안심하게 생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안전(Safety)은 기초(Base)다.
/김동빈 인천시 재난안전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