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의 지식재산 가치는 얼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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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거북선을 발명하여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조선을 지켜낸 이순신 장군에게 조정은 직무발명 보상을 제대로 한 것일까?

오늘 제 51회 '발명의 날'을 맞아 발명교육의 새로운 관점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발명교육은 단순 공작이나 생활용품 개선에 머물러 있었다. 특허청과 시도교육청의 협력으로 전국에 설치된 '발명교육센터' 명칭도 처음엔 '발명공작실'이었다.

이제 창의발명교육은 지식재산교육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2007 개정교육과정'부터 발명교육이 도입된 이래 '2015 개정교육과정'의 고등학교 기술·가정에 '지식재산 일반'이 비록 선택 과목으로 포함된 것은 아쉬움과 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과거 지적재산권, 지적소유권으로도 불렸던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은 대개 산업재산권, 저작권, 신지식재산권으로 나뉜다. 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이 산업재산권에 속하고 문화예술 분야의 모든 창작물은 저작권으로 보호되며 최근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신지식재산권이 따로 분류되는 추세이다. 이제 지식재산권은 말 그대로 모든 분야에서 개인은 물론 기업, 국가의 커다란 자산이 되고 있다.

최근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신약 대박'의 돌풍을 일으킨 한미약품의 성공 비결도 바로 지식재산권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8천300억원의 폐암 치료제를 수출했고 11월엔 제약산업 사상 최대인 4조8천344억원의 당뇨 신약 수출 계약을 프랑스 사노피와 맺었다. 이렇게 다국적 제약사와 7건의 신약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맺은 한미약품이 지난 5년간 국내에서 출원한 특허는 180여개로 업계 평균보다 4배가 많다.

또한 작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8% 줄었지만 이른바 강소기업으로 불리는 중견기업 2천271곳의 총수출액은 929억 달러로 재작년보다 3.2% 증가했다. 유아용품업체 보령메디앙스는 인체에 무해한 유아용 젖병세제를,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삼진엘앤디는 인간 감성에 따라 조도와 색깔이 변하는 첨단 LED 조명제품을 발명해 수출 대박을 터뜨렸다. 이렇게 중견기업 수출이 늘어난 것은 이들 기업이 주력하는 소재·부품의 경쟁력을 높인 지식재산 전략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글로벌인재포럼에서 세계 석학들도 새로운 지식재산 발굴을 통해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인재가 세상을 바꾼다며 지식재산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동안 우리도 여러 관계 부처가 함께 여러 분야에서 지식재산교육에 힘써 왔다. 전국 196개의 발명교육센터는 이미 기초 IP교육의 산실이 됐고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카이스트와 손잡고 2009년 시작한 IP영재기업인교육원 학생들은 6년간 1천700개의 특허를 출원하는 역사를 썼다. 이곳을 거쳐 간 학생들이 곳곳에서 학교기업을 세우고 벤처사업가로 성장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도 창의발명교육의 초점을 지식재산 인재육성을 통한 창업교육 플랫폼 구축에 맞추고 있다. 이제 이런 지식재산 인재들이 우르르 쏟아지도록 개성과 적성을 살려줄 수 있는 교육제도가 뒷받침되고 경쟁력있는 벤처기업을 창업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회구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지식재산교육 활성화를 위해 발의된 '발명교육지원법안'이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된 것은 그래서 더욱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이철규 경기도교육청 장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