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기도 관장 출신등
경험 많은 인물 지원 불구
채용전 '수습 3개월' 적용
'애초에 경력 제외' 지적도

고양문화재단이 역량부족 논란을 빚은 고양어린이박물관장(경인일보 5월 19일자 21면 보도)을 공개 채용하는 과정에서 박물관운영 경험자들이 전부 탈락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쟁쟁한 경력자들을 탈락시킨 재단은 신임 관장 A씨를 채용하기 직전 '수습 3개월' 규정을 적용, 미리 낙점한 인물을 짜맞추기식으로 선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고양시에 따르면 이번 박물관장직 공모에는 삼성어린이박물관 부관장 및 경기도어린이박물관장 출신으로 동두천·고양어린이박물관 건립에 자문까지 했던 B씨, 역사박물관 운영 경험이 있는 C씨 등이 지원했다.

이들은 7~8명의 심사위원과 치른 면접에서 A씨에게 밀렸다.

이런 가운데 시는 지원자들의 대표 경력을 알려 달라는 요구에 "재단에 위탁한 사안이라 내용을 모른다"고 밝혔으나, 취재결과 이번 심사위원단에 담당부서 과장과 팀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낙하산 의혹을 부채질했다.

A씨는 특히 채용공고에 없던 3개월 수습 신분을 적용받게 된 것으로 전해져 시와 재단이 애초 경력자를 선발할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 한 직원은 "B 전 관장의 탈락 소식을 듣고 다들 놀라워했다. 어떤 사람이 합격한 것이냐"고 의아해 했지만, 심사위원이었던 시 관계자는 "B 전 관장은 어린이박물관에 대해 너무 구석구석 알고 있어 틀에 박힌 대로 운영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채용을 주관한 고양문화재단 박진 대표는 "A씨와 일면식도 없었으며, 수습 기간을 적용한 건 내규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