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교수와 학생들이 학교 구조조정 강행에 반발하며 총장 퇴진까지 거론하는 등 심각한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

인하대는 문과대 정원 감축을 골자로 한 2017학년도 입학정원 공시를 2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학교 측은 당초 인문·경영·사회 관련 학과정원 154명을 감축하려 했으나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혀 64명을 감축하고, 공대 등 타 단과대 정원을 증원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문과대 9개 학과장직을 맡은 교수 전원이 "총장이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학사 운영, 교수와 학생에 대한 막말과 고압적인 태도 등으로 학교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짓밟았다"며 학교 측에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학생들도 "일방적이고 졸속인 구조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순자 총장에 대한 반발여론은 최근 인하대가 교육부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에 탈락한 이후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인하대 교수회는 최 총장에게 책임을 묻는 성명을 발표했고, 총학생회장은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실신해 입원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총학생회는 19일 "20일 구조조정계획 제출이 강행된다면 전체 학생들에게 총장의 퇴진을 묻는 과정에 돌입할 것이다"고 했다.

앞서 지난 18일 인하대의 한 중진 교수도 전체 교수에게 보낸 메일에서 "신뢰할 수 없는 리더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둘 수는 없다"며 "총장 이하 본부 보직자들은 과감하게 총사퇴하고 새로 시작하는데 협조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자 최 총장은 이날 오후 교수와 교직원, 학생들에게 메일을 보내 일련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구성원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논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에도 소통 부족에 대한 충언을 받아들이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대학발전 및 특성화 방안도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 수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