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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안부(安否)를 묻는 메시지를 소식(消息)이라고 하는데 주역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바닷물로 이야기해보면 消는 물이 빠지면서 점점 줄어드는 과정이고 息은 물이 불어나면서 점점 늘어나는 과정이다. 해안가에 거주하면서 물고기를 잡아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늘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는 밀물이 息이라면 해수면이 하강하는 썰물이 消에 해당한다. 이들은 물이 들어올 때 배를 띄우고 물이 빠지기 전에 뭍에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늘 소식(消息)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우리들의 삶은 어부들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든 어느 일정한 시점에 어떤 일과 연관해서 보면 반드시 이 둘 중 하나의 과정에 들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상에서 消息을 묻는다는 말로 사용되었다. 주역에서는 그런 消息은 때를 따라 진행된다고 하였다. 달의 모습이 상현 보름 하현 그믐으로 진행되면서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그에 따라 간만(干滿)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런데 때를 따라 진행되는 자연의 변화만 소식이 아니라 때에 맞추어 줄이고 늘리는 인간의 살림살이도 소식(消息)이다. 지금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늘릴지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 진정한 소식을 묻는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