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 꽃게 어획량 평년 10% 불과
불법조업탓 배띄우면 손해 '한숨'
대청도 참홍어·주꾸미도 감소세
갯벌훼손 등 복합원인 대책 미비
인천바다의 대표 수산물인 꽃게·참홍어·주꾸미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천 꽃게를 구경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경인일보는 바다의 날(5월 31일)을 맞아 인천바다 수산자원 감소 실태와 자원 증식을 위한 대안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꽃게잡이를 하는 성도경(51) 선장은 24일 배를 띄웠지만, 거의 빈 배로 돌아왔다. 예년같으면 하루 500㎏은 거뜬히 잡았지만, 오늘은 겨우 50㎏ 정도에 불과했다고 한다.
성 선장은 "인건비와 기름값, 어구비용을 생각하면 꽃게잡이 철(4~6월)에 4억원은 벌어야 본전인데 올해는 겨우 1억원밖에 못 벌었다"며 "배를 띄우면 오히려 손해가 나니까 요즘은 이 동네 꽃게잡이배 30여척 중 절반은 아예 나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성 선장은 이어 "연평도 꽃게잡이 구역 너머 북한쪽으로 중국배들이 200여척이나 보이는데 이들이 몰래 싹 쓸어 갈 것을 생각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연평도 꽃게잡이 어민들에 따르면 올해 연평 꽃게의 어획량은 평년의 10%, 어획고는 20%대에 그치고 있다. 금어기까지 남은 한 달도 사정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천 바다의 수산자원 감소는 꽃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양수산부 어업생산 통계를 보면 인천시 주요 수산물인 참조기·참홍어·굴·주꾸미 생산량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표 참조
연평어장과 영흥도 인근 등 연근해에서 많이 잡히는 꽃게는 2010년 1만4천여t을 잡았는데, 2015년 생산량은 5년 전의 절반도 안되는 6천720여t에 그쳤다.
대청도의 대표 어종 참홍어도 2010년 318t이었던 것이 2015년 143t으로 줄었다. 굴과 바지락·백합 등 패류도 크게 감소했다. 주꾸미도 579t에서 164t으로 줄었다.
인천지역 주요 수산물 어획량 감소 원인으로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기후변화, 가뭄,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갯벌 면적 감소, 무분별한 어린 꽃게(물고기) 어획 등이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가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따른 대책도 미비한 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원 김정년 연구위원은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산자원 감소의 요인을 정확히 분석하기 어렵지만, 불법조업과 해상환경 변화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어족 자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자원량 데이터를 축적, 자원감소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