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짝 한류'에만 너무 치중하고
수익적으로만 이용할 경우
결코 오래갈 수 없어
획일적인 한류의 세계화보다
한국적이며 세계인이 공감하는
관광상품 개발과 균형감 필요

태양의 후예 방영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군대 지원율이 높아졌다는 말까지 나왔지요.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제2의 한류열풍이 몰아치고 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지요. 많은 중국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한국의 드라마를 보며 열광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우리나라의 예능 프로그램을 본뜬 프로그램까지 만들고 있지요. 우리나라의 예능 스타들, 배우들과 가수들도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의 방송에 출연하는 등 전례 없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인 출연료를 받는다지요.
'한류열풍'은 일본에서 드라마 '겨울연가'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탄생한 말입니다. 겨울연가가 방영될 때 일본의 NHK방송에 한국어 강좌가 생겨났고 한류 팬들이 한국어를 공부해 DVD를 사서 보았다지요. 겨울연가의 촬영지엔 수많은 일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때 한류가 시작되었고 이후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인 가평의 쁘띠 프랑스가 연간 40만이 찾는 대박을 터트렸지요.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인들이 말 춤을 추게 하는 한류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습니다.
태양의 후예 이후 다시 불어 닥친 한류열풍으로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찾고 있습니다. 관광지마다 중국어로 된 간판과 안내문이 늘어나고 있지요. 한류에 편승한 관광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방증해주고 있습니다. 한류는 단순한 대중문화 콘텐츠의 인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보석으로 자리 잡았지요.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8% 감소 하였지만 한류 문화콘텐츠 수출 효과는 13% 넘게 성장했다고 합니다. 한류기획단에서는 올해 한류를 통해 경제효과 20조원, 세계 한류동호회원 4천만명을 목표로 정했다지요.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한류로 인한 외국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한류가 반짝 상품으로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지요. 한류에만 너무 치중하고 수익적으로만 이용할 경우 결코 오래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겨울 연가나 별 그대 촬영지들이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것은 탄탄한 콘텐츠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지요. 한류가 중국이나 동남아 등 지역적 한계도 뛰어 넘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획일적인 한류의 세계화보다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세계와 공감할 수 있는 상품 개발과 균형감이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문화적 자원이 넉넉한 나라로 인정받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한류는 분명 기회이고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러나 한류에만 의존하는 것은 결코 오래 갈 수 없는 콘텐츠이지요. 제주도 중문, 경주 보문단지 외엔 제대로 된 관광단지가 없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충청권과 전라권에도 대규모 관광 콘텐츠를 만들어 우리나라 어느 곳엘 가도 관광 콘텐츠가 연결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요. 21년에 걸쳐 황산을 개발한 중국이나 오랜 세월 나라 전체를 관광 콘텐츠화한 일본처럼 장기적인 안목으로 관광산업을 재설계해야 합니다. 한류는 우리나라가 관광대국으로 가는 기회이지만 신기루(蜃氣樓)에 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