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동 LH APT 정밀진단
27대 중 '양호' 판정 '전무'
부품 교체·조정 필요 확인
입주자 "시공사 책임져야"

인천 서구의 한 임대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입주 6개월도 안 돼 잦은 고장과 오작동을 일으켜 입주민들이 부실 시공 의혹까지 제기(경인일보 3월 16일자 23면 보도)하는 가운데,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정밀진단 결과 부실이 확인됐다.

31일 국민안전처 산하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22일까지 가정동 LH 임대아파트 엘리베이터 27대에 대한 정밀진단 결과 잠금·해제 장치와 스위치 조정 기능에 불량이 확인됐다.

엘리베이터의 정밀진단은 '양호, 조정·주의, 불량' 등 세 가지로 구분한 요약 결과를 내는데, 이 아파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27대 중 '양호' 판정을 받은 엘리베이터는 단 한 대도 없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최근 이 같은 정밀진단 결과를 내놓으며 "엘리베이터 운행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품 교체, 정밀 조정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같은 정밀진단 결과를 두고 이 아파트 입주자들은 엘리베이터를 시공한 업체를 비롯해 LH 등이 해당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엘리베이터 시공사가 일부 항목에 대해서만 정밀진단을 의뢰한 결과인 만큼 엘리베이터 안전과 관련한 부분에 대한 정밀진단이 재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성국 임차인대표회 회장은 "정밀진단 결과를 보면 엘리베이터의 설치가 부실시공됐다는 것을 가늠케 한다"며 "게다가 정밀진단도 일부 항목에 대해서만 실시한 만큼 다시 한 번 정밀 진단 검사를 실시해 임차인들의 불안감을 덜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최종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LH의 공식적인 사과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LH 관계자는 "정밀진단 결과에 대해 엘리베이터 시공을 맡았던 곳에 즉시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덜어질 수 있도록 최종적으로 감독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인천지역에서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는 지난 2013년 878건에서 2014년 986건, 2015년 1천42건 등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올 해는 지난달 말까지 417건의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가 발생했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