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도 물리적 충돌 없는 평화 국회였다." 19대 국회 더불어민주당의 마지막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은 19대 국회에 대해 이렇게 일갈했다. 하지만 19대 국회는 정치학자들 사이에서도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특별한 국회로 기억될 것이다. 해머가 등장해 국회문을 부수고, 멱살을 잡고 난투극을 벌이는가 하면, 심지어 최루탄까지 가져와 본회의장에서 터뜨리는 역대 국회와는 달리 이 의원 말대로 너무도 '평화스런' 국회였지만 한 일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19대 국회가 이렇게 조용했던 것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할 수 있고 ▲국회 다수당이라 해도 의석수가 180석이 되지 않으면 예산안을 제외한 법안의 강행처리가 불가능한 '몸싸움 방지법' 일명 '국회 선진화법' 때문이다.
하지만 '조용한' 그 자리에는 '막말'이 대신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012년 5월부터 올해 1월 15일까지 국회회의록검색시스템과 주요 일간지, 방송 및 통신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한 차례 이상 부적절한 발언(막말)으로 논란이 됐던 의원은 총 73명으로 네명중 한명이 막말을 했다. 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40명, 새누리당 26명, 국민의당 3명, 무소속 2명, 정의당 2명 순이었다. 갓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도 35명을 차지했다. '막말'의 유형도 다양했다. 동료 의원에 대한 막말이 36회로 가장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노무현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막말이 26회, 국무위원 혹은 공직자 및 공직후보자에 대한 막말은 22회였다. SNS 등 온라인을 활용한 막말도 19건, 일반 국민을 향한 막말도 11회에 달했다.
조사대상 13개 기관·단체 가운데 신뢰도가 꼴찌, 2015년 사회통합 인식조사에서 '신뢰하지 않는다'가 76.7%였던 19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 '무능국회'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남기고 오늘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그런 국회를 끝나는 날까지 아까운 지면을 통해 다시 논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우리 정치사에 다시는 이런 국회가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부끄럽고 부끄러운 19대 국회. 잘가라.
/이영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