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G7 서미트는 일본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렸다. 이세(伊勢)는 일본 옛 국명이다. 현 미에(三重)현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나라였고 '세슈(勢州)'라고도 불렀다. 현 지명은 미에현 이세시. 미에현은 도쿄 남쪽 오사카(大阪)와 나라(奈良) 부근인 킨키(近畿)지방 동쪽이고 이세시마는 이세시마국립공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번 G7 정상회담은 그 이세시마국립공원 입구 카시코지마(賢島)에서 열렸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캐머런 영국 총리, 메르켈 독일 총리,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트뤼도 캐나다 총리,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아베 일본 총리였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총장 총재 전무이사와 12개국 원수도 초대됐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제외됐고 별 뾰족한 결의나 제안도 없이 끝났다.
이번 이세시마 G7 서미트는 준비 단계부터 문제였다. 서미트 준비에 쫓기던 지난 중순 도쿄 카스미가세키(霞ケ關)가 큰 혼란에 빠진 거다. 거기는 도쿄 치요다(千代田)구 사쿠라다몬(櫻田門) 남부 일대로 외무성 등 일본 관청 지역이다. 바로 그곳 외무성 중국 담당자 PC에 강력한 바이러스가 침입하자 '어디까지나 가정'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중국의 범행 같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비난성명이 나올까 염려한 때문 아니겠느냐는 거다. 그러자 중국이 발끈했지만 문제는 지난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이 주최한 G7 외무장관 회담으로 소급된다. 중국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남중국해를 강력히 비난하는 내용이 성명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에 격노한 중국 왕이(王毅) 외무부장(장관)이 기시다 장관을 베이징으로 불러 3시간 20분간 언쟁을 벌였다. G7도 좋지만 왜 이웃나라와는 삐걱거리는 것인가. 지난주 한·미·일 등 6개국 남해훈련 때는 한국의 독도함과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말썽이 됐고…. 그럼 2017년 G7은 어떨까. 미국의 괴물 트럼프와 EU에 회의적인 프랑스의 마린 르펜(LePen), EU 탈퇴를 주장하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등이 참여, 그 모양새는 구겨질 것이고…. G20에 든 한국이 그나마 다행 아닐까. 오는 9월 중국 항저우(杭州) G20 서미트에서 중국과 미국 눈치를 봐야 하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