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에서도 '수능대리시험'이 사실로 확인된 2일 경기도교육청의 주요 고위간부들이 대부분 자리를 비워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도교육청은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대리시험 사실을 알았고, 내부보고도 지연되는 등 경찰과의 협조체제는 물론 자체 비상대처시스템상 중대한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난이다.

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간부와 교육인적자원부 직원들은 이날 오전 금강산으로 연수를 떠났다.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연수는 3일부터 시작되는 '중고등학생 분단의 현장체험 프로그램'에 앞서 이뤄진 것이다.

인천 등 일부 교육청은 부교육감이 직접 참가했고 도교육청의 경우 류선규 부교육감 대신 '수능 부정행위 대책상황반' 반장인 최운용 교육국장이 '대리'로 참가했다. 이에 따라 전국적인 수능 파문속에 주무기관인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부들이 '한가롭게 연수나 갈수 있느냐'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류 부교육감 역시 이날 점심식사후 강원도 양양군 A파크에서 열린 기술직공무원 직무연수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웠다. 윤옥기 교육감도 오후 3시30분께 경기도민회에 참석하기 위해 과천으로 향했다.

이에 따라 대리시험 경위에 대한 자체 조사는 물론 수능 부정행위에 대한 추가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갖가지 혼선이 벌어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0시께 언론보도를 통해 대리응시자 자수사실을 뒤늦게 알았을 뿐 아니라 자체조사는 물론 경찰과의 협조체제도 제기능을 못하면서 내부 보고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강원도 직무연수에 참가한 류 부교육감 역시 대리시험 사실을 보고받지 못한 채 연수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리응시자 시험실에 들어갔던 감독관 9명에 대한 인적사항만 파악했을 뿐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도 밝히지 못했고 대리응시자가 원서를 낸 수원교육청에서 접수를 받은 교원 3명과 아르바이트 고교생들에 대한 조사도 벌이지 못했다.

도교육청 상황반 관계자는 “대리응시자 자수와 관련해 경찰로부터 아무런 정보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일단 경찰에 모든 서류를 제출키로 했기 때문에 수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일 밤 11시께 S대 2년생 김모(20)씨와 삼수생인 친구 등 2명이 수원중부경찰서를 찾아 대리시험을 치렀다고 자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