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이데올로기 '혼돈 시대'
천재 시인 백석의 詩·인생 무대올려
작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수상
판소리 만나 생동감 더한 언어 '감동'
시인 백석(白石, 1912∼1996)의 시(詩)와 그의 삶을 그린 연극 '백석우화(白石寓話)'가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연출가 이윤택이 대본과 연출을 맡고 이자람이 창을, 권선욱이 음악을 담당하는 등 실력 있는 제작진의 참여로 2015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등 지난해 각종 대회에서 많은 상을 받은 작품이다.
백석의 대표 시로 잘 알려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비롯해 '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여우난곬족' 등 주옥같은 시가 판소리, 정가, 서도소리 등 우리의 소리에 얹혀 놀랍도록 생동감 있는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천재 시인 백석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모던보이'로 누구보다 화려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일제강점기엔 친일을 거부하기 위해 절필했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이데올로기에 종속되는 시를 쓰지 않기 위해 번역에 몰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지 고향이 북이라는 이유로 월북시인이 아님에도 남쪽에서 그의 작품들은 출판금지 대상이 되기도 했고, 북쪽에서는 이데올로기에 종속되는 시를 쓰지 않기 위해 번역과 동시에 매달렸던 그는 결국 사회주의 사상에 투철하지 못한 부르주아로 몰려 집단 농장에서 여생을 보냈다.
이번 작품은 모던보이 백석이 집단농장에 감금되어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았던 시인으로서의 모습을 추적한다. 세상이 아무리 가혹하고 힘들어도 동심을 잃지 않고 유머와 위트를 풀씨처럼 퍼뜨리며 살았던 백석의 삶이 시인에 대한 깨달음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전석 2만원, 9일 오후 2시/10일 오후 8시/11일 오후 3시. 1588-2341. (032)420-2731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 사진/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