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보도준칙 이행여부 내부 점검 필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쉽게표현 돋보여
조선·철강 등 지역협력사 피해 다뤘으면
경인일보 4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12일 경인일보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준호(수원대 객원교수) 위원, 박은순(경기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위원, 이을죽(미래사회발전연구원 이사) 위원, 장성근(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 위원, 천진(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수원용인화성지부장) 위원, 허성수(안산상록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위원, 홍문기(한세대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박승득(전성철·박승득 법률사무소 변호사) 위원, 장동빈(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 경인일보에서는 김성규 사회부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4월 독자위원회의는 '4·13 총선' 관련 보도에 대한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홍문기 위원은 "11일자 한국지방신문협회의 공동기획 기사가 흥미로웠지만, 각 지역적 특색과 지역 상황에 따라 후보자들이 어떤 공약을 내걸었고 지역 현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은 없이 지지율만 언급돼서 아쉬웠다"며 "지방신문협회의 공동기획 특성을 살려 지역적 특색이나 지역 공약 등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관련 기사가 나왔다면 다른 신문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내용들이 보도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과적으로는 중앙지 등 다른 신문이 보도한 결과와 다를 바 없었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은 또 "선거철만 되면 어떤 후보가 상대 후보를 고발했다는 등 고소·고발이 난무한데, 허위 사실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이뤄지기 전에 흠집을 내기 위한 목적으로 일단 고발부터 하고 보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와 같은 고발이 선거가 끝난 뒤 곧바로 취하되는 것은 아닌지, 판결은 어떻게 났는지 등 어떤 결과물을 도출했느냐는 것이 독자 입장에서는 궁금하다. 만약 단순 흠집내기를 위해 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고 있다는 통계 등이 뒷받침된다면 새로운 선거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발의 결과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동빈 위원은 "4·13 총선 관련 취재와 보도에 노력한 경인일보 덕분에 도민과 독자들은 각 정당과 후보에 대한 정책과 공약, 객관적인 정보 등을 통해 투표에 참여하여 선택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총선결과는 총선 전 경인일보를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매체 등에서 예상했던 결과와는 전혀 다르게 민심이 드러났으므로 이에 대한 자체 평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또 경인일보가 총선을 앞두고 세운 내부 보도준칙 등이 제대로 이행됐는지에 대해 내부 평가 등을 거쳐 이를 다시 보도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 역시 정책과 공약 등이 실종됐고 소수 정당이나 무소속 등의 경우에는 언론의 관심과 노출이 제약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거가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고 지역이기주의와 인물론을 넘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언론사의 역할을 극대화해 나가는 방향을 모색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허성수 위원도 "경인일보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흥미롭게 봤지만 결과는 어쩔 수 없이 많이 달라 아쉬웠다"며 "하지만 총선이 끝난 뒤 15일자에 보도된 '경기도 정치가 곧 대한민국 정치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도민으로서 뿌듯했고, 18일자 1면에 보도된 당선자 설문조사 기획기사도 지역 현안, 경제 문제, 정부 정책에 대해 당선자들의 견해를 알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됐다"고 호평했다.
박은순 위원은 "아쉬운 점을 이야기 하자면 11일자 '가족은 선거의 힘'이라는 내용의 기사에서 후보자들의 아내와 딸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임에도 '귀엽고 앳된 외모' 등 객관적이지 못한 표현이 언급돼 불편했다"며 "여성계에서는 여성 후보자를 돕는 남편과 아들도 화제가 됐는데, 평등하게 짚어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총선 관련 보도 이외에도 다양한 평가가 이어졌다.
박승득 위원은 "안산 실용음악학원 화재와 관련된 기사 제목이 '흡음제 음악실안 방치된 ADHD(과잉행동장애) 범죄불씨로' 였는데, 마치 과잉행동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범죄인이 될 수 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는 데다 과잉행동장애자 및 그 가족들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가 문제될 수도 있는 점을 감안해 제목을 유의해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위원은 또 "이슈&스토리 면에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시행 명과 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경영효율화에 대한 찬반 의견 등에 대한 기사는 도표와 그림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주장내용과 근거를 정리함으로써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장성근 위원은 "평택의 원영이 사건 재판과 관련된 보도, 여주지원의 나훈아 이혼 관련 보도 등은 경인일보 기자들이 담당 변호사에게까지 취재를 하며 정확한 진실 보도를 하려는 노력에 감명받았다"며 "항상 현장에서, 다양한 정보원을 발굴하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호 위원은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쪽 경제가 많이 안 좋다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 이슈인데, 주로 울산이나 거제 쪽 상황이 언급되고 있다"며 "경기도내에도 벤처기업이나 협력사 등 피해를 입는 기업이 있을텐데 관내 기업들의 피해와 어려움을 대변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을죽 위원은 "경기도의 따복 기숙사 설계용역 업체 선정 기사가 몇 차례 보도됐는데, 양쪽 업체의 얘기를 골고루 언급해 독자들로 하여금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균형있는 보도를 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천진 위원은 경인일보가 다뤘던 집창촌 관련 기사의 뒷얘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다뤄달라는 의견을 제기했고, 이밖에도 모바일로 경인일보 기사를 볼 경우 사진의 크기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과 소녀상 평화비 건립과 관련된 내용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