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우스개 얘기가 있다. 태초에 창조주가 진흙을 구워 인간을 만들 때 좀 덜 구워진 게 백인과 회색인간이고 지나치게 구워진 건 흑인, 알맞게 구워진 건 황인종이라고. 그런데 피부가 검다고 같은 흑인은 아니다. 북아프리카 인종만 해도 마사이(Masai)를 비롯해 간다(Ganda) 누바(Nuba) Soga(소가) 갈라(Galla) 로비(Lobi) 야오(Yao)가 다르고 남아프리카도 부시먼(Bushman)을 위시, 라카(Laka) 로지(Lozi) 바라(Bara) 소나(Shona) 인종이 다르다. 예수도 흑인이었다는 설이 있다. 금발 고수머리에 파란 눈의 백인이던 예수가 초콜릿 색 피부에 아프리카 전통의상의 모습으로 바뀌고 그런 벽화와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 등으로 장식된 교회들이 미국 전역에 확산된 건 1990년대였다. 예수뿐 아니라 이브도 흑인이었다는 책은 그 무렵 파리에서 나왔다. 5개 대륙 인종 148명의 유전검사(micro satellite) 결과 그렇다는 건 1994년 과학 잡지 'Nature'였고….
그런데 아프리카 하면 왜 '얼마나 아프리카'의 고통부터 상상케 하는 것일까. 태초에 지나치게 구워진 원초적인 아픔, 그런 상상이 아니더라도 왠지 섬뜩하고 안쓰럽다. Africa 어원은 아브라함 자손인 Afer에서, 또는 '아름답게 빛난다'는 라틴어 aprica, 식민(植民)을 뜻하는 페니키아어 afryguah 등 다수지만 분명치 않다. 서양인들이 아프리카로 부르기 전엔 리비아(Libya)로 불렸고 알제리 튀니지 등 북부 아프리카는 후기 로마제국의 속주(屬州)였다. 유럽에선 또 지중해 연안 지역만을 아프리카로 호칭했고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아프리카로 불린 건 중세 말기였다. 아프리카 흑인에 가장 잘 어울리는 국명은 에티오피아(Ethiopia)다. 그리스어로 '햇볕에 탄 거무스름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케냐는 케냐(Kenya)산에서 왔고….
그 에티오피아가 6·25 한국전쟁 때 한국을 도우려 참전, 121명이나 전사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고 김일성과 3차례나 만났던 53년 우방의 우간다 무세베니 대통령이 28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에 반대, 단교를 선언한 것 또한 대단한 일이다. 아프리카가 더 이상 아픔부터 연상케 하는 나라들이 아니기를 바란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