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를 통해 알게 된 노인학대의 상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보건복지부와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발생한 '전국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모두 1만569건으로, 지난 2005년 3천549건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다. 경기도에서 발생한 노인학대(확정) 건수는 모두 428건(12.1%)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노인학대 문제의 특성상 자녀가 처벌받는 것을 원치 않아 학대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조사결과 보다 훨씬 많은 학대 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가정에서 벌어지는 노인학대도 문제지만 노인을 보호해야 하는 '생활시설(양로시설·노인주거복지시설·노인요양시설 등)'에서 오히려 노인들을 학대하는 사례가 늘어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2014년 한 해 생활시설에서 발생한 노인학대는 모두 246건으로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생활시설 학대 행위자는 주로 의료인과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등 기관 관계자여서 더욱더 충격을 준다. 이렇게 시설학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2008년 7월 1일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에 따라 요양시설이 대폭 늘어난 것과 관련이 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인일보의 보도 후 정부가 오는 6월 말까지 전국 5천400곳의 양로시설과 요양시설의 인권실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시행하기로 한 일이다. 정부 주도로 노인시설의 인권실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경기도의회에서는 경인일보 기사를 직접 언급하며 도내에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의정부, 부천, 성남 단 3곳밖에 없다는 점을 집중 추궁해 경기도로부터 "보건복지부에 건의해 도내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대한 추가 설치 및 기능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앞으로도 정부와 관계기관이 노인학대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개선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김선회 정치부 차장 k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