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앞의 브라질 올림픽을 연기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일본 등 저명한 의사와 대학교수, 생명윤리학자 100여명이 27일 '이번 하계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공개서한을 마거릿 챈(Chan→陳: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보냈다. 연기하자는 사유는 바로 지카(Zika) 바이러스 때문이다. '브라질에 크게 번진 지카 바이러스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과학적인 전례가 없을 정도다. 그런 지카 바이러스를 차단하지 못한 채 올림픽을 강행한다는 건 지구촌 축제에 모여든 들뜬 기분의 인류를 지카 바이러스 모기의 먹이로 바치는 꼴이고 그런 심각한 리스크를 무릅쓰는 올림픽 강행은 비윤리적인 처사'라는 서한이었다. 그에 대해 '世界衛生組織(WHO)이 거절했다'고 29일 중국 CC(중앙)TV가 보도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미 60개국에 번진 상태다. 올림픽을 연기할 수는 없다. 모두 모기와 섹스에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톰 프리든 미국 질병대책본부(CDC)장도 28일 '올림픽과 보건위생 문제 연계는 근거가 없다. 다만 가임(可姙) 여성의 이동 자제와 콘돔 사용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견해는 어떨까. 연기 불가 수사(修辭)가 강경하다. 연기를 주장한 100여 의사와 학자를 가리켜 'calamity howlers'라고 일축했다. '불길한 예언을 하는 사람들'이란 뜻이지만 howler는 짖는 짐승이다. 그러니까 어느 집 개들이 짖느냐는 그 소리다. 그런데 브라질과 미국 전염병 연구 팀이 지카 열과 뇌장애 관련성을 동물실험으로 증명했다. 새끼 밴 두 마리의 쥐 중 지카 바이러스를 주사한 쥐에서 태어난 새끼는 주사 안 한 쥐의 새끼와 현격히 달랐다고 했다. 체중과 대뇌피질 두께가 절반 정도로 발육이 부진했다는 거다. 이른바 소두(小頭症) 출산이 확실하다는 논문이 5월 11일자 영국 과학지 Nature에 실렸다.
8월 올림픽이 문제는 문제다. 우리 선수단, 가기도 꺼림칙하고 안 갈 수도 없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는 등 보건위생에 유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너무 위축되면 경기 전력에도 안 좋다. 팍팍 피 끓는 건아 건녀(健女)들을 물어봤자 뜨겁기만 할 거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