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규모의 학부모 단체 대표를 지내며 부동산 투자를 미끼로 경기도내 전·현직 교장과 학교운영위원, 학부모들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본보 3월 9일자 19면 보도) 황모(48·여)씨가 잠적 10개월여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에 따라 각종 명목으로 황씨에게 돈을 빌려준 경기교육계 인사들의 정확한 피해규모가 속속 밝혀질 것으로 보여 큰 파장이 예상된다.

8일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황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서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도봉경찰서 직원들에 의해 검거됐고, 오후 5시께 수원중부서로 인계돼 조사가 진행중이다.

황씨는 피해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2월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경찰의 기소중지 직전인 4월 귀국한뒤 지금까지 도피생활을 했으며 친척 집이 있는 서울 상계동에서 주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황씨가 서울지역에 있다'는 소식이 일부 피해자들에게 알려졌고, 이날 거주지를 최종 확인한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도피생활 10개월여만에 검거됐다.

현재까지 피해자들이 제출한 고소장 등을 통해 알려진 금액만 30억원에 육박하고 있을뿐 아니라 피해사실 자체를 숨기고 있는 교육계 인사들도 상당수로 알려져 앞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황씨가 전국 규모 학부모 단체의 경기지역 대표와 전국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교육계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에 교육계 안팎에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수원지역 모 학부모단체 관계자는 “황씨가 잡힘으로써 사건의 전모가 정확히 밝혀질 것이다”며 “아직 피해사실을 밝히지 않은 교육계 인사들이 많은데 황씨가 붙잡힌 사실을 알면 추가 피해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 2000년부터 수원 모 학교운영위원장과 학부모단체 대표를 지내면서 알게된 모 고교 교장 부인과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관계자들로부터 부동산 투자를 미끼로 거액의 돈을 빌린뒤 잠적해 현재 피해자들로부터 경찰과 검찰에 고소장이 제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