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대통령이 치매환자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무가베(Mugabe) 대통령은 작년 9월 17일 의회 개막연설을 한다는 게 그만 그 이전인 8월 25일에 읽었던 일반교서 연설 원고를 반복해 읽어버린 망발을 연출한 것이다. 물론 대통령부(府) 사무처의 착오겠지만 그걸 무심코 되풀이해 읽는 망거(妄擧)라니! 하긴 그가 그럴 만도 했다. 작년 12월 시진핑 중국 주석의 국빈 방문 때 그와 다정히 손잡고 걷던 무가베는 91세, 금년 2월이 92세다. 그래서 고령 망령으로 사퇴 압력도 받았지만 그래도 그 정도는 치매 전 단계다. imbecility(우둔한, 바보짓)지 dementia(천치 백치) 단계는 아니다. 癡매라는 글자는 '어리석다'는 뜻이지만 일본에서도 바보 천치 백치로 통한다. 그래서 그 기피어(忌避語)를 순화시킨 말이 엉뚱하게도 '인지증(認知症)'이지만 중국엔 치매라는 말이 없다.
글자야 같지만 중국에선 '어리석을 매'자가 아니고 '어리석을 태'자다. 따라서 치매가 아니라 '치태(츠따이)'고 거꾸로 '태치(매癡:따이츠)'라고도 한다. 허튼 소리도 '태화(매話)', 노망한 늙은이도 '태로한(매老漢)'이다. 어쨌거나 치매 진단법은 나날이 발전하지만 획기적 치료법과 특효약은 '아직'이니 답답한 노릇이다. 캐나다 앨버타(Alberta)대학 연구팀이 타액으로 알츠하이머 증상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고 워싱턴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에 보고한 건 작년 7월이었다. 정상인 35명, 경도(輕度)의 치매환자 25명, 중증 환자 22명의 타액에서 무려 6천종의 대사물질을 분석했다는 거다. 환자의 후각 검사에 의한 조기발견도 2014년 7월 코펜하겐 국제알츠하이머병 학회에 보고됐고 간단한 혈액검사 진단법은 2014년 11월 일본 아이치(愛知)현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가 처음이었다.
그런데 우리 치매환자 실종이 여름철에 많고 매달 700명이 실종된다니 문제다. 작년에도 9천여 명이 실종, 72명은 아직도 찾지 못했다는 거다. 특히 이사한 집을 남의 집으로 여겨 옛집을 찾아 나선다니 안타깝다. 왜 두뇌가 먼저 망가지는가. '포토그래픽 메모리'라고 했던가. 80, 90이 넘어도 사진처럼 생생하게 기억할 수는 없을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