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6일 인천 유일의 외국어 특수목적고인 사립 인천외국어고등학교 교장실 앞.

파면교사 2명의 연좌 농성이 시작됐다.

이 학교를 경영하는 학교법인 신성학원이 직원조회 불참, 학교장 비방, 교내 집단시위 등을 이유로 전날 전교조 소속 박모(37)·이모(36) 두 교사를 파면한데 따른 반발이었다.

급기야 6월7일부터는 이 학교 학생 400여명이 수업을 거부한 채 운동장에서 두 교사 파면 철회, 학교장 퇴진, 민주적 학사운영 등을 요구하며 연일 집회를 열었고 일부 학부모의 가세 속에 두 교사는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은 10일간의 '임시휴업'이란 극단적 처방을 내렸고, 1학기가 끝날 즈음 불과 몇개월 사이에 200여명이 전학하거나 자진퇴학을 통해 학교를 떠나갔다.

그러나 학교측은 “교사들이 비정상적인 활동으로 학사운영을 방해하고 학생·학부모를 선동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 양측간 대립이 격화됐다.

전교조 인천지부와 시민사회단체는 인천외고 사태와 관련한 시민대책위를 결성, 활동에 들어갔고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 교육위원들의 학교 현장방문, 인천시교육청의 특별감사 등으로 사태는 번졌다.

학교법인은 결국 2학기 개학과 동시에 분규사태의 발단이 된 이 교장을 전격 전보조치하고 새 교장을 영입, 학교정상화 노력에 나서기 시작했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달 두 파면교사에 대해 복직판정을 내리자 학교법인은 중앙노동위에 재심신청을 냈고, 분규 과정에서 전교조 교사들에 대해 제기했던 고소·고발과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취하하지 않고 있어 물밑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또 2005학년도 신입생 모집 미달로 인한 학급감축, 과원교사 처리문제, 부족한 학교재정 확보방안 등이 숙제로 남겨져 그나마 간신히 봉합된 분규사태가 또다른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다가온 겨울방학 내에 인천외고 사태가 완전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얽히고 설킨 난제가 많아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