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딸나무는 지역에 따라 딸나무, 산달나무 등으로 다르게 부르는데, 산딸나무라는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산에서 자라는 큰 나무에 딸기 같은 열매가 달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9~10월에 열리는 빨간 열매는 모양도 우리가 흔히 먹는 산딸기를 쏙 빼닮았고 달착지근하고 육질이 많아서 먹을 수 있으며 새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산딸나무를 아는 사람들에게 꽃잎이 몇 장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4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보통 흔히 보는 벚꽃이나 매화, 살구꽃 등은 꽃잎이 5장인데 산딸나무는 특이하게 4장이다. 그러나 사실 엄밀히 얘기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꽃잎이 아니라 잎이 변해 꽃잎처럼 보이는 '포'라고 하는 식물기관이다. 산딸나무는 아주 작은 꽃들이 20∼30개씩 모여 공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데 지름이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우거진 초여름의 숲에서 작은 꽃만으로는 벌이나 나비 같은 수분곤충들을 불러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절실한 생존전략으로 꽃포가 크고 화려하게 발달한 것이다.
서양산딸나무는 봄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며 꽃의 색깔도 다양하고 높이도 크게 자라지 않는 등 우리나라 산딸나무와 좀 다르다. 오랫동안 유럽과 미국에서도 사랑을 받아온 나무인데 미국의 버지니아 주와 노스캐롤라이나 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를 상징하는 꽃이며,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시절에는 남자들이 이 꽃을 사랑하는 여인에게 보내 고백을 했을 정도로 생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였던 것 같다. 예수님이 못 박힌 십자가를 산딸나무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꽃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하트모양의 꽃포가 2장씩 서로 마주보고 있어 십자모양을 이루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에게 신성한 나무로 여겨지기도 한다. 산딸나무의 영명은 'Dogwood'이다. 옛날에 산딸나무 껍질을 다린 물로 개의 피부병과 개에 물린 상처를 치료했다거나 또는 목질이 단단한 산딸나무로 단도의 손잡이를 만들어 사용했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산딸나무는 공원이나 정원, 가로수로도 많이 심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아름다운 꽃과 열매, 그리고 붉은 단풍까지 화려해 오랫동안 즐길 수 있으며 환경오염에도 강하고 생명력도 질겨 잘 자라기 때문이다. 산딸나무는 재질이 단단하고 굳으며 촘촘한 나이테 때문에 대패질한 표면이 매우 깨끗하고 맑아 목관악기나 가구, 조각을 만드는데 이용하는 등 목재로서의 활용도도 뛰어나다. 또한 한방에서는 나무껍질을 해열제나 강장제로도 쓴다.
/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