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
소용돌이치는 국제 정세와
21세기 문명전환의 시대에
태극기에 담긴 조화통일의 원리
남북통일 뜻과 길을 새겨 보는
현충일이 되었으면


손수일
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오늘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고귀한 넋을 기리는 61회 현충일이다. 이 강토를 목숨으로 지켜온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새기며 나라사랑의 정신과 실천을 일깨운다.

'호국영령(護國英靈)'은 '나라를 지키다 죽은 사람들의 영혼'으로 주로 6·25전쟁 중 대한민국을 수호하다 산화하신 국군용사들을 지칭한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쳐 먼저 죽은 열사'로 주로 일제강점기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고통과 탄압 속에서도 조국 광복을 위하여 목숨 바쳐 저항하다 돌아가신 독립투사들을 일컫는다. 즉,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삶보다 죽음을 기꺼이 택했던 모든 애국지사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다. 생자(生者)는 사지근(死之根)이요 사자(死者)는 생지근(生之根)이란 말처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오늘날 꽃피어 있는 우리들의 삶의 밑뿌리가 되어 영원히 살아있는 거룩한 혼령들이다.

현충일을 처음 제정하던 1956년 당시 추모 대상은 한국전쟁 전사자 즉 호국영령에 한정되었다가, 1965년 국군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되면서부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함께 추모하게 되었다.

이후 국립묘지에는 6·25 전몰장병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대한민국 수립 이후 국가원수, 국가유공자, 경찰관, 전투에 참가한 향토예비군 등이 추가 안장되었다.

1982년 5월부터 현충일을 국정공휴일로 정하여 모든 애국지사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아울러 추모하는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현충일에는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의미에서 태극기를 반기(半旗)로 게양하고 아침 10시에는 전 국민이 사이렌 소리와 함께 1분간 묵념을 올려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명복을 빌며, 국립현충원, 국립묘지, 전쟁기념관, 독립기념관 등 위령을 모신 곳을 방문하여 분향하고 헌화한다.

올해 현충일에는 가족 자녀와 함께 현충일의 의미를 새겨보며 잊지 말고 태극기를 걸어보자.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는 일제 암흑기 동안 그리고 해방과 6·25동란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항상 우리 곁에 있으며 나라의 명운과 길흉사에 따라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응집하는 구심점이 되었다.

태극기는 1882년 9월(고종 19년), 조미(朝美)수호통상조약 조인식을 계기로, 박영효가 '태극·건곤감리 4괘 도안'의 기를 사용한 데서 유래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백의민족의 국민성을 나타낸다. 가운데의 청홍으로 맞물린 태극은 음(파랑)과 양(빨강)이 나누어지고 동시에 하나 되는 우주의 궁극적 중심에 해당한다. 4방에 배치한 건(乾) 곤(坤) 감(坎) 리(離) 4괘는 음양 두 효(爻)의 조합을 통해 우주 자연의 근본 4요소를 형상화한다. 그 가운데 건괘는 하늘을, 곤괘는 땅을, 감괘는 물을, 리괘는 불을 상징한다. 4괘의 위상과 성질 및 에너지는 태극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음과 양이 상생상극(相生相剋)하며 변화 발전하는 우주와 생명의 근본원리를 나타낸다.

태극기는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즐겨 사용하던 태극 문양을 중심으로 음양철학의 원리를 응축하여 끝없는 창조와 번영을 희구하는 한민족의 이상과 기운을 담고 있다.

회갑을 맞는 현충일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수많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숭고한 피의 대가임을 되새겨 볼 일이다. 나아가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를 둘러싸고 소용돌이치는 국제정세와 21세기 문명전환의 시대에 태극기에 담긴 조화 통일의 원리와 에너지를 통하여 남북통일의 뜻과 길을 새겨 보는 현충일이 되면 좋겠다.

/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