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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88CC에서 벌목허가를 받아야 하는 원형보전지역을 포함한 임야에 심어진 잣나무·잡목 등을 무단벌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88CC 14번 홀 인근에서 벌목된 나무.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지자체 허가없이 원형보전지역 훼손
코스 구분 경계부분 곳곳 잘려 흉물
용인시, 현장조사후 형사 고발 검토
관계자 "조경작업과정서 실수 인정"

골프장 경기보조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을 탄압한다는 진정서가 접수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사(경인일보 5월 27일자 23면 보도)를 받고 있는 88CC가 지자체의 허가절차도 없이 골프장 내 나무 수백여 그루를 무단 벌목한 사실이 드러났다.

6일 88CC측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용인시 기흥구 88CC 조경사업과 병충해 예방 등의 목적으로 골프장 내 심어진 1천200여그루의 나무에 대한 벌목 작업을 실시했다. 면적만 281만4천762㎡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골프장 측은 지자체에 벌목허가를 받아야 하는 원형보전지역을 포함한 총 면적 164만1천970㎡ 임야에 심어진 잣나무와 잡목 등 600 그루 이상을 무단벌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개인 소유의 임야에서 벌목을 하려면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골프장도 이에 따라 지자체에 허가를 받고 벌목을 해야 하지만, 88CC는 용인시의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벌목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단벌목의 경우 형사고발 대상이 되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특히 88CC측은 벌목작업 전 용인시에 허가여부 등 문의없이 골프장 회원들의 자문을 받아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벌목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88CC 내 코스와 코스를 구분하는 경계부분 곳곳에서 나무들이 잘려나가 밑동만 남은 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특히 골프장측은 잘라낸 나무들을 코스 경계부분 임야에 버젓이 쌓아놓은 채 방치하고 있다.

또 골프장 내 명당으로 알려진 14번 홀 인근에 심어진 매화나무 10여 그루도 잘라내는 등 골프장 내 원형보전지역 추정 8곳을 포함, 40여곳에서 600그루 이상의 나무들이 무단 벌목됐다.

시 관계자는 "(88CC에서) 나무를 벤다는 허가신청은 전혀 없었다"며 "정밀측량을 통한 현장조사를 실시해 원형보전지역을 포함한 임야에서 무허가 벌목이 확인되면 형사고발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88CC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 예방과 조경목적으로 벌목작업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임야에 있던 나무를 허가받지 않고 자른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고 말했다.

/홍정표·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