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협력·농식품 수출 등
교류분야 많고 가능성도 무한
道 농업·식품·IT 등 노하우와
아프리카 풍부한 자원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 충분히 낼 수 있어
아프리카는 '미지의 대륙'이라 불린다. 알려진 정보도 적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지역도 많다. 아프리카 국가들 대부분이 국가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러나 기술과 노하우는 부족하다. 따라서 농산물 생산부터 유통, 가공, 전문인력 교육 및 양성 등 우리나라가 가진 농업 노하우 전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농업기술에 관한한 우리나라는 성공신화를 썼다. 식량부족으로 인한 숙명적인 보릿고개의 어려움을 1970년대 통일벼 개발로 극복하였다. 세계 유례없이 짧은 기간에 이룩한 식량자급은 많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성공사례로 알려져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G8정상회담에서 "한국도 해냈는데 아프리카 국가들이 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한국을 아프리카 국가들의 식량생산 '성공 롤모델'로 제시했다. 생산, 가공,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농업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러브콜이 줄을 잇는 것이 좋은 예다.
필자는 농촌진흥청장 시절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 즉 코피아(KOPIA)센터를 10개국에 설치하였다. 동남아, 중남미를 비롯해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에도 코피아센터를 설립하여 품종 개발, 영농법 개량, 가축사료 개발, 농기계 도입 등 여러 가지 농업기술과 교육, 연수, 인재 육성 등을 지원하였다. 현재 20개국에 설치된 코피아센터는 우리 농업의 위상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국제적 교두보이다.
아프리카 대륙은 문화나 종교, 민족적으로 고유한 특수성이 있다. 단순히 저성장, 저개발 지역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며 문화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프리카에 대한 접근은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무조건 퍼주기식 지원은 많은 부작용을 야기한다. 과거 빈곤을 경험한 우리나라는 아프리카가 무엇을 원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1960년대 미국은 '평화봉사단(Peace Corps Volunteers)'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 영어와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도약할 수 있었다. 과거 경험을 토대로 이제는 우리가 개발도상국의 농업발전을 지원할 때다. 우리나라 농업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뛰어나다.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은 장기적으로는 우리 농식품의 아프리카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는 우리나라와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새로운 종자, 신소재 개발도 농작물에서 나온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선진국과 달리 아프리카는 가능성이 많이 열려 있는 지역이다. 자원개발 협력, 기술 협력, 우리 농식품 수출 등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교류 분야가 많고 가능성도 무한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순방기간 중 운영된 '코리아에이드(Korea Aid)'도 한국 식품과 문화에 대한 아프리카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잘 보여주는 새로운 지원모델이다. 2020년까지 아프리카 소비시장은 1조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구촌의 마지막 블루오션"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블루오션' 아프리카와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을 창출하는데 경기도가 앞장서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사이먼 쿠즈네츠는 "후진국이 공업화로 중진국은 될 수 있지만 농업 발전 없이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국격은 선도적인 농업지원을 통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경기도가 가진 농업, 식품, IT,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노하우와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경기도가 앞장서서 아프리카에 '농업한류'를 일으키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