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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사는 단오절―수릿날이 안타깝다. 씨름대회는 금년에도 열린다지만 남원 골 춘향이처럼,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의 그림처럼 그네 타고 창포물에 머리감는 아낙들 모습은 보기 어렵다. 임금님께 진상하던 단오부채야 그렇다 치고 액운을 쫓는 단오 부적을 문설주에 붙이고 단오 첩자(帖子)를 기둥에 붙이던 풍습도 명맥이 희미하다. 그런데 '뚜안우(端午), 뚜안양(端陽)'이라 부르는 중국의 단오절은 여전히 요란하다. 설(春節), 추석(中秋節)과 더불어 3대 명절로 꼽히는 단오절은 오늘~주말까지 쉬는 직장도 많다. 五月五日이 '午月午日'에 해당한다고 해서 '端午節' 또는 '端五節'이라 하고 五가 겹치는 날이라 '중오절(重五節)' 또는 '重午節'이라 부르는가 하면 양수(陽數)인 五가 겹치고 햇볕이 가장 강한 날이라 해서 '단양절(端陽節)' 또는 '오월절'이라고도 하는 등 명칭도 가지가지다.

중국 한대(漢代) 문헌에 나오는 단오의 유래는 덥고 습한 여름날씨와 관련이 깊다. 건강을 보전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액막이 행사에서 비롯된 게 단오라는 거다. 그래서 중국에선 집집마다 대문에 창포와 쑥을 걸어놓고 역귀(疫鬼)와 마귀를 쫓는 이른바 '종규' 화상(畵像)을 그려 붙인다. '종규'의 종은 鍾, 규는 九변에 首가 붙은 글자로 양귀비와 노닐던 당나라 현종이 꿈에 봤다는 형상을 오도자(吳道子)를 시켜 그렸다는 사납고 흉악한 귀신 모습이다. 어른들은 또 웅황주(雄黃酒)―석웅황주(石雄黃酒)를 마시고 아이들은 몸에 액막이 향주머니를 단다. 단오는 초(楚)나라 시인이자 정치가인 굴원(屈原)과도 관련이 깊다. 부패를 척결하고 국시(國是)를 바로잡기를 여러 차례 회왕(懷王)과 경양(頃襄)왕에 상주했으나 모함에 걸려 유배를 갔고 멱라 강에 투신자살한 날이 바로 기원전 278년 음력 5월 5일이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엔 단오절 풍습의 하나로 돌팔매싸움도 기록돼 있다. 장정들이 편을 갈라 깃발을 세우고 북을 치며 돌팔매 싸움을 벌이는 거다. 그런 거야 좀 과한 놀이지만 기타 단오절 미풍양속은 보전하는 게 옳다. 수릿날(수리→首)이 '최고의 날'이라는 뜻인 데다 양력이든 음력이든 oh월 oh일은 멋지지 않은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