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청 공무원 지시로 풍도에 관정을 수리하러 불법으로 소형어선을 타고 들어가던 업체 직원들이 선박 충돌로 중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직원은 어선을 불법으로 소개하고 선주는 해경에 출항신고도 안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평택해양경비안전서와 안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1시께 평택에 거주하는 C개발 김모(47·부장)씨 등 직원 3명은 안산시 수도시설과 직원의 지시로 풍도마을 관정 모터 펌프를 수리하러 소형어선(2.9t)을 타고 충남 서산시 삼길포항을 출발했다.

그러나 출항 후 30분쯤 항해하던 이들의 배는 풍도 인근 해상에서 10t가량의 어선과 충돌했고, 이 업체 김모 부장은 어깨와 갈비뼈 15개가 골절되고 폐가 손상되는 등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었다. 특히 김씨는 충격으로 호흡정지 상태에서 충돌한 어선 선장의 심폐소생술로 기사회생해 현재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해당업체 관계자는 "당초 지난달 30일 안산시청 직원이 여객선으로 동행키로 했으나 시청감독관은 3일 앞당긴 27일 업체직원 3명만 일부 안개에도 불구하고 당장 출항할 것을 지시한 뒤 해당 어선을 지정해 줬고 직원들은 이 어선을 타고 풍도로 향했다"고 말했다.

특히 총 4명이 승선한 해당 선박은 어선으로 등록됐는데도 이날 불법으로 수리업체 직원들을 승선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시는 사고 발생후 2주일이 지나도록 쉬쉬하다가 최근 해당 업체에서 진정서를 제출한 후 감사에 들어갔다. 시 감사실 관계자는 "풍도는 정기항로가 제한적인 곳으로 시청 담당공무원은 두 어선을 제시했고 선택은 업체에서 한 것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해양경비안전서 관계자는 "이 사고에 대해 불법 유선 및 도선사업법 위반행위 등 관련 법률에 의해 수사하고 있다"며 "안산시청 공무원이 어선을 소개한 부분이 업무상과실 여부인지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평택/김환기·민웅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