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험구는 닫힐 줄 모른다. '무슬림 입국 금지, 무슬림 판사는 불공정할 수도 있다'는 발언에 이어 '멕시코 판사도 공정하지 못할 수 있다'고 해 거센 반발을 불렀다. 엊그제 캘리포니아 주 유세에선 힐러리 클린턴을 '도둑'이라고까지 막말을 해댔고 '북한과 일본이 전쟁을 한다면 저희끼리 하라고 해. 미국이 왜 개입해?'라고 했다. 그럼 한반도 전쟁은? 그 또한 답은 같을 거다. '기존 동맹 틀은 깰 수도 있다. 미군 철수도 물론'이라는 그의 '배타 고립주의 미국'과 인종차별주의는 강하다. 드디어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지난 3일 뉴욕시립대 졸업식 축사에서 한 마디 했다. "이 대학엔 150개 국적, 100종이 넘는 언어를 쓰는 학생이 어울려 있다. 미국 문화, 우리의 국력은 바로 다양한 민족 멜팅 팟(melting pot→용광로)에서 나오는 것 아니냐"고. 얼마나 똑똑한가!
그 말을 트럼프가 들었는지는 몰라도 정신까지 오락가락하는 그다. 권투 영웅 무하마드 알리의 죽음에 대해 지난 4일 SNS에 글을 올렸다. 'A truly great champion and a wonderful guy(정말 위대한 챔피언이자 훌륭한 남자)'라는 찬사였다. 그런데 작년 7월엔 이렇게 말했었다. 'Obama said that Muslims are our sports heroes. What sports is he talking about, and who? Is Obama profiling(오바마가 무슬림인 우리의 스포츠 영웅이 있다고 했는데 무슨 스포츠 누구를 말하는 거지? 오바마 자료에만 있나?)'라고. 그의 일관성 없는 망각 발언에 네티즌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었고 '1년 전엔 무슬림이 뭔지도 몰랐나. 아니면 무슬림은 싫지만 복싱은 좋다는 건가'라고 비아냥거렸다. 휠체어의 스티븐 호킹 박사까지 한 마디 거들었다. '하늘만 쳐다보는 나로선 도무지 설명이 불가능한 사람'이라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힐러리와의 세기적인 남녀 대결의 끝장도 몇 달 남지 않았다. 그런데 북한은 트럼프 편이다. 그의 '대화용의' 때문일까. 중국도 '시라리(希拉里)보다 터랑푸(特朗普)를 선호한다'고 지난달 15일 CNN이 전했다. 까다로운 여우보다 저돌적인 곰탱이가 대하기 쉽다는 거다. 웃기는 세상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