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교육지원청이 기흥역세권 사업지구 내 초등학교를 신설하면서 인근의 성지초등학교를 폐교하기로 하자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용인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6천여 세대가 입주하는 기흥역세권 도시개발사업지구 안에 초등학교(가칭 기흥 2초)를 신설하는 안을 교육부에 보고했으나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수시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당시 교육부는 인근에 소규모 학교가 있어 초교를 신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인근 초교 통·폐합을 통한 초교 신설을 권고했다.

교육청은 이후 기흥역세권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교육부 권고안을 토대로 지난해 11월 성지초를 폐지하고 기흥역세권에 초교를 신설하는 계획안을 보고,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05년 강남마을 택지개발사업 준공과 함께 개교한 성지초교는 현재 9개 학급에 180명 학생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청은 이에 따라 '성지초 통폐합 이전을 위한 추진기획단'을 구성하고 지난해 12월 이 사실을 학교와 학부모 측에 통보했다. 교육청은 이어 지난달 23일 성지초에서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20여 분 만에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학부모와 주민들은 "교육청이 기흥역세권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성지초를 없애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은 성지초가 폐교될 경우 자녀들이 1.6㎞가량 떨어진 갈곡초나 1.96㎞ 거리의 기흥역세권 신설 초교로 통학해야 한다며 청원서를 제출하고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또 학부모 대표 50여 명은 지난 10일 용인교육지원청 앞에서 성지초 폐교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지혜 학부모 대표는 "택지개발지구에 있는 멀쩡한 학교를 없애고 2㎞나 떨어진 신설 학교로 옮기라고 하는데 어느 학부모가 동의하겠느냐"면서 "용인교육지원청이 잘못된 계획을 바로잡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를 통합해 역세권에 초교를 신설하라는 교육부 권유에 따라 계획을 수립했다"며 "6천 가구가 입주하는 역세권에 초교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용인/홍정표기자 jp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