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를 지켜보며 몇 해 전 우리나라에 무상급식(사실은 세금급식)이 처음 대두되었을 때가 생각났다. 재벌그룹의 손자까지 무차별적으로 무상급식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라면 고른 복지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논리가 상충했다.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두고 나름 내로라하는 교육계나 경제계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보편적 복지를 택했고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종종 여러 복지시리즈가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간지럽히고 있다. 무상 교복, 무상 체육복, 무상 앨범, 무상 수학여행 등.
이면에 경기도 어느 중학교 급식실에는 이런 현수막 문구도 붙어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부모님의 세금으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학교의 선생님들이 공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하려는 교육적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기서 얘기하는 '부모님'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부모님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납세자'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선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의 복지의식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과거 의식수준에서 이젠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복지프레임이 정착돼 가는 과정의 어느 지점 아닐까. 선진국 국민은 스스로 복지의 대상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복지 전문가들은 복지제도의 최종 목표는 모든 개인이 복지정책의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스위스 국민들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스위스 국민들의 선택이 우리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영관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