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근로자 수는 전국적으로 9만900명에 달하고 있고 이 가운데 건설 현장에서 산업재해를 경험한 근로자 수는 2만3천600명으로 전체 26%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근로자 수만 해도 모두 1천850명에 달하고 이 중 건설업 종사자는 486명으로 4명 중 1명꼴로 건설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사고 중 불량 기자재 사용으로 인한 발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설 기자재'는 공사 현장에서 건설근로자의 통로 확보 등을 위한 '비계(飛階)' 등의 임시구조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강관(쇠파이프), 광관조인트, 파이프서포트 등의 자재를 말하는 것으로 근로자의 '생명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감사원이 지난달 3일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설자재 품질관리 실태 감사' 발표에 따르면 전국 18개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가설기자재 6종, 116개 표본에 대한 성능시험에서 54.3%인 63개가 불량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발주한 고등학교 신축 공사의 경우 단관비계용 강관과 파이프서포트는 안전인증 기준을 미달했고 강관조인트는 미인증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에선 성능 인증업무를 위탁받은 한국가설협회 등 민간협회의 엉터리 검사와 고용노동부의 부실한 관리 문제도 지적됐다. 지난 2009년 1월 안전인증제도 도입 후 유통 중인 가설 기자재에 대한 성능시험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는 등 관련 현황에 대한 도 집행부의 면밀한 조사와 철저한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중고 가설 기자재 재사용 가능 인증도 남용돼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근로자 실시간 위치 확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공사장 계측 관리와 가설기자재 현장 관리 매뉴얼도 만드는 등 '모범 건설 공사장 제도'를 운영한 바 있다. 우리 경기도 역시 공사장 안전을 위한 대책과 현장의 간극을 좁혀 안전한 공사장 모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공사장이 많은 우리 경기도 지역의 경우 불량 기자재의 퇴출 등 안전한 공사 현장 관리를 위한 지침을 조속히 마련하고 수시로 현장을 살펴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는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김상돈 경기도의원 건설교통위원회 (더·의왕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