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오는 7월 입주를 앞둔 시흥 목감지구내 A아파트 뒤편 대규모 나대지가 장마를 앞두고 별다른 안전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어 산사태 위험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드론촬영/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토지주들 '개간'위해 대대적 벌목
아파트 뒤편 7만여㎡ 나대지 방치
흙탕물 흘러내려 배수로 막혀 위태
市 별다른 대책 안세워 '장마 걱정'


15일 오전 폭우가 쏟아진 시흥목감지구내 A아파트 뒤편 임야. 7만6천여㎡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나무 한 그루 없는 나대지 상태로 방치된 이 곳은 흙탕물이 골을 따라 A아파트 방향으로 흘러내리고 있었고 다음 달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A아파트 배수구는 토사로 막히면서 곧 범람할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지금도 풀 한 포기 없는 나대지에 최소한의 재해 예방책인 방수포 한 장 덮여 있지 않은 채 방치된 모습에 올 여름이 더 걱정됐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인부 A(44)씨는 "비가 올 때마다 엄청난 양의 흙탕물이 흘러내리다 보니 혹여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라고 말했다.

174만㎡에 1만2천여가구가 입주하는 시흥목감지구의 뒤편 임야가 크게 훼손돼 올여름 장마 때 산사태 등 대형 재난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현장근로자들 사이에선 지난 2011년 17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던 우면산 산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시흥시와 LH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조남동 430의1 일원 임야를 소유한 토지주들은 수목이 울창했던 이곳의 지목이 '전'(田)이기 때문에 밭으로 개간할 목적으로 임야 일부의 수목을 제거하는 소규모 공사를 벌였다.

그러나 지난해 4월 포클레인 등 중장비까지 동원해 임야를 파헤치는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흥목감지구의 산사태 위험도 그만큼 높아졌다. 실제 지난 3월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아파트 배수로가 모두 토사로 막혀 건설현장으로 빗물이 흘러드는 사고까지 발생했었다.

LH 현장 관계자는 "많은 비에 쓸려온 토사가 우수관을 막으면 목감지구 일대에 물난리가 날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LH측이 이러한 문제점을 시흥시에 제기하면서 개선방안을 요구했지만, 시는 토지소유주들에게 계고장을 보냈을 뿐, 미온적인 태도로만 일관하고 있다. 지난 5월 임야를 밭으로 전환하면서 산과 이어져 있던 구거(4∼5m 폭의 개울)를 훼손했다는 이유 등으로 뒤늦게 토지주를 경찰에 고발한 것이 시의 개선방안 전부인 셈이다.

이에 대해 시흥시 관계자는 "이 땅은 민간소유라 시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다. 토지주가 구거를 없애 다시 물이 흐를 수 있게 관로를 묻도록 조치 시켰다"고 말했다.

/김영래·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