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저어새 번식지로
생태이미지 높여야 할때
인천공항 외국인 환승객들에겐
쉼터로 제공할 수 있도록
람사르습지 등록후 철저히 관리

해양수산부의 발표에 따르면 1㎢의 갯벌이 제공하는 생태적 가치는 연간 약 63억 원으로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 특히 하구생태계는 강을 통해 들어오는 하수를 해양생물에게 유익한 유기물로 바꿔주는 탁월한 기능만으로도 연간 약 25억원의 가치를 제공해준다.
강화갯벌 전체가 우리에게 주는 생태계서비스는 1년에 약 2조4천억원에 달한다. 강화갯벌에는 천연기념물 제205호인 저어새가 살고 있으며, 강화군 서도면 일대 448㎢ 면적의 바다는 지난 2000년에 강화갯벌 및 저어새번식지로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됐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문화재 보호구역이며, 가장 강력한 보호규제를 받고 있다. 옹진군 장봉도 일대의 갯벌은 2003년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인천조력발전소 계획을 무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해양수산부는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해양보호구역 관리 종합방안'을 마련했다. 해양보호구역 브랜드 가치를 높여 해양생태관광을 활성화하고 해양수산정책사업과 연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주목할 사항은 관리권한을 지방 자치단체에 대폭 위임하는 지역 자율형 관리체계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는 지속가능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국제 람사르습지 사무국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강화군, 옹진군 지역 주민들은 이미 문화재 보호구역 또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각종 규제에 묶여서 사유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 강화갯벌에 대한 새로운 보호구역 지정을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지역주민의 의견이 관리계획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음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만갯벌은 2003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연간 탐방객이 300만 명에 달하는 관광지로 발전하였다. 순천시청은 연간 수백 억 원이 넘는 입장료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순천시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연 2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순천시청 순천만보전과는 90년대 중반 2명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100명이 넘는 직원을 가진 부서로 성장했으며, 공무원과 지역주민이 20년을 함께 노력하여 오늘날 국내 최고의 관광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생태계는 인간과 자연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다. 강화갯벌에 사는 주민도 생태계의 일부로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기반관리를 통해 건강한 강화갯벌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미래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강화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아시아 최대의 해양보호구역을 만들어 인천시와 강화군의 생태이미지를 높이는 방안을 생각할 때가 되었다.
작년 한해 인천공항을 거쳐 간 외국인 환승객이 700만 명을 넘는다. 영종도와 강화도를 잇는 교량이 완공되면 많은 외국인 환승객들에게 강화갯벌을 쉼터로 제공해 갯벌을 걸으면서 장기간 비행에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다.
강화갯벌을 람사르습지로 등록하고 지역주민이 중심이 되어 관리해 나간다면 강화갯벌은 역사, 문화, 생태가 어우러지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것이다.
/류종성 안양대학교 강화캠퍼스 해양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