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말헥산에 의한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에 걸린 태국 여성 근로자 문제를 폭로한 경기도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목사는 "회사측이 사건을 은폐,방치했다"고 비난했다.
본국으로 돌아간 태국 여성 근로자 3명을 데려와 병원에 입원시킨 박 목사를 18일 오전 산재의료관리원 안산중앙병원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 일답.
-어떻게 태국 여성 근로자들을 만나게 됐나.
▲지난달 17일 한 목사로부터 도움을 요청받고 이들을 피신시킨다는 생각에서 만났는데 건강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우선 3명을 병원에 입원시켰다. 이들로부터 회사 기숙사에 2명의 환자가 더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다음날 화성 향남면 공장을 찾아갔으나 회사측은 "태국사람 없다"며 따돌렸다. 20일 다시 회사를 급습해 컨테이너로 만든 기숙사에서 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 회사측이 태국인 환자를 은폐했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처음 공장을 방문했을 때 회사측은 엉뚱한 곳을 보여주며 태국인이 없다고 말했다. 나중에 컨테이너박스에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문을 두드렸을 때도 이들은 문조차 열어주지 않았다. 회사측의 강압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이 환자들을 치료해주지 않았나.
▲이들의 말을 종합해볼 때 단 한차례 병원에 보내 검진을 받게 한 것이 전부인 것 같다. 환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다리가 아프고 힘이 빠지는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고 11월부터 일도 하지 못했는데 치료를 외면한 채 기숙사에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회사측은 퇴직금이나 위로금도 주지 않고 지난달 11일 시리난(30)씨 등 3명을 태국으로 귀국시킨 뒤 같은달 21일 왈리(19), 27일 왈라폰(35)씨 등 2명을 출국시키기 위해 항공권까지 예매했었다.
--태국 근로자들은 왜 본국으로 귀국했는가.
▲우선 금전적인 문제 같다. 회사측은 이들이 일을 하지 않자 급여를 주지 않았다. 더구나 불법체류자인 이들은 당국에 적발돼 강제추방될까봐 외부에도 알리지 못한 것 같다.
--이들은 귀국해서 무엇을 했나.
▲사실상 방치상태로 놓여 있었다. 특히 증세가 심한 시리난씨는 가족의 부축을 받아야 재래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고 밥조차 6살짜리 딸이 먹여주고 있었다. 또 태국 현지 병원에서도 병명조차 알지 못해 산에서 나는 약재를 끊여 먹었다고 한다.
--회사측의 불법.부당노동행위는 없었나.
▲태국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이들은 하루 8시간 근무하고 기본급 46만5천원을 받았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또 평일은 물론 휴일 밤에도 야근을 시키고도 휴일 특근수당을 주지 않고 평일 수당을 줬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사업장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장시간 노동, 저임금 지급 구조였다.
--이번 사태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는 국제적인 망상을 자초하게 됐고 사회적 양심의 지표를 만천하에 보여준 꼴이 됐다. 정부는 그동안 외국인노동자 인권문제를 진일보시켰다고 홍보했으나 결국 아무 것도 개선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산업현장의 가장 어려운 곳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국민이 따뜻하게 대해 줘야 할 것이다.(연합)
"앉은뱅이병 회사가 은폐.방치" 주장
입력 2005-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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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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