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지속땐 기질성 질환 의심
아이스크림 두통은 예민하게 찌르는 듯한 통증이 이마나 전두부에 발생하고 주기가 매우 짧아 두통 시작 후 30~60초 이내 최고조에 도달했다가 5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제두통학회는 이를 '차가운 자극의 섭취나 흡인에 의해 유발되는 두통'으로 분류하고 있다.
두통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갑작스럽게 들어온 차가운 음식물이 두피의 혈관을 급격히 수축시켜 뇌 혈류가 떨어지면서 두통이 생긴다는 설명이 일반적이다. 또 차가운 아이스크림 때문에 구강 점막 후두 쪽에 분포한 삼차신경이 자극을 받아 머리 쪽으로 통증을 방사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아이스크림 두통은 아이스크림 이외에도 차가운 음료수 등 종류와 상관없이 차가운 음식을 섭취했을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편두통 환자에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는 편두통의 발생 기전으로 잘 알려진 삼차신경혈관계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두개강내의 통증에 예민한 혈관들이 주로 삼차신경절이라는 신경과 연결돼 혈관주위에서 발생하는 정보와 통증을 중추로 전달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다양한 유발 자극에 의해 신경말단에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두통이 오는 것이다.
아이스크림 두통은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금세 호전되는 두통이므로 의사의 진찰도 필요 없다. 순간적인 두통이 찾아왔을 땐 입천장을 덥히기 위해 혀로 눌러주거나 10초 가량 고개를 뒤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예방을 위해선 차가운 음식을 되도록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또 두통이 수일에 걸쳐 점점 심해지는 경우, 50세 이후에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되는 경우, 점차 시력이 떨어지고 팔다리에 힘이 떨어지는 경우, 항응고제를 사용 중인 경우, 임신 중이거나 암으로 치료 중인 경우는 기질성 뇌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두통 전문의에게 정밀 진찰을 받아야 한다.
/한시령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과 교수